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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 파장과 전망


북한이 3년여 만에 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8년과 2006년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무엇을 노리는지, 또 발사 시 어떤 파장이 예상되는지 알아봅니다.

문) 최 기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데, 먼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전해주시죠.

답)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은 지난 3일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부품으로 추정되는 대형 원통형 물체를 열차에 싣는 장면을 포착했는데요. 이 열차는 현재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미사일 발사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 두 달 안에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문)북한은 전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었죠?

답)네, 북한은 지금까지 두 차례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지난 1998년8월 대포동 1호를 발사했구요. 이어 지난 2006년7월에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따라서 만일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세 번째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됩니다.

문)그런데 지난 1998년의 경우 북한은 이를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지 않았나요?

답)그렇습니다. 북한 당국은 1998년 8월 무수단리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며 이것을 '광명성 1호'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기계적 결함으로 탑재된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지 못하고 공중에서 파괴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그럼 2006년에는 성공했나요?

답)2006년에도 실패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장거리 대포동 2호 미사일과 중, 단거리 미사일 7발을 잇따라 발사했는데요. 단거리 미사일은 성공했지만 장거리 대포동 미사일은 발사된 지 40초 만에 공중에서 두 동강이 나서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문)궁금한 것은 북한의 의도, 즉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무엇을 노리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일까 하는 것인데요.

답)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의 의도는 대내적 목표와 대외적 목표로 나눠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1998년의 경우 북한 내부를 겨냥한 측면이 컸습니다. 당시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던 시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때 이뤄진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는 고난의 행군을 마감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등극을 알리는 일종의 '정치적 축포' 성격이 강했습니다. 반면 2006년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문) 좀 더 구체적으로, 북한이 무엇을 노리고 2006년에 미사일을 발사했는지요.

답)이 때는 미국 부시 행정부 시절이었는데요. 당시 미국과 북한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과 위조 지폐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었습니다. 특히 미국은 BDA은행의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를 '돈세탁'혐의로 동결시켰는데요, 북한 수뇌부가 이에 대한 강한 불만에서 부시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분석입니다.

문)아무리 시험발사라고 해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인접국에 큰 위협이 되는 일인데, 북한은 과거 미사일 발사로 어떤 대가를 치렀습니까?

답)지난 1998년에는 이것이 북한의 첫 번째 장거리 미사일 발사였기 때문에 상당히 시끄러웠습니다. 특히 이 미사일이 일본 열도 위를 통과했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이 상당히 놀라고 일본 정부도 유감을 표했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도 유감을 표시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로 인해 제재를 받거나 대가를 치르지는 않았습니다.

문)2006년에는 상황이 좀 달랐죠?

답)그렇습니다. 2006년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즉각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 경제적 제재를 골자로 하는 안보리 결의안 169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또 북한의 후원국인 중국도 이 결의안에 찬성해 북-중 관계가 나빠진 것은 물론이고 남북관계와 북-일 관계도 악화됐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해서 동북아에서 고립된 것입니다.

문)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통해 상황을 타개하고 결국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됐다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답)부분적으로 그 같은 지적은 사실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듬해인 1999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를 유보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러자 미-북 고위급 대화가 이뤄졌습니다. 또 2006년의 경우에도 몇 달 뒤에 미-북 대화가 이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 아니라, 미사일 발사 중단을 선언하거나 또는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북 간 대화의 결과로 생긴 것입니다.

문)만일 이번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어떻게 대응할까요?

답)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경우 이는 미국이 진행 중인 대북정책 재검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합니다. 또 이 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북한이 부시 대통령에게 쓰던 강수를 오바마 행정부에 쓰면 안 된다"며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도록 충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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