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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북한 관련 말 말 말


2008년 한 해 동안 북한 관련 뉴스도 다양했지만 참 많은 말들이 오갔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엿보게 하는 발언에서부터, 북한체제의 속성을 상기시키는 발언까지 올해 기억에 남는 말말말, 손지흔 기자와 현안 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손지흔 기자! 2008년에는 북 핵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특히 많은 말을 한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힐 차관보는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평소에 말을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지난 4년 가까이 북한과 협상하면서 겪은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It's been tough to build up a level of trust with the North Koreans… "

힐 차관보는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가진 한 연설에서 "북한인들과 일정 수준의 신뢰를 쌓는 것이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측 협상 상대들은 보는 시각이 다르고, 미묘한 합의를 이룬 뒤에도 달리 해석하며 오판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에 대한 신뢰 문제에 관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한마디 해서 화제가 됐죠?

답: 네, 라이스 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외교협회 (CRF)에서의 질의응답 시간에 북한을 신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북한을 믿는 사람은 바보라고 말했습니다. 이틀 뒤 미국 `NBC 방송' 기자가 라이스 장관과의 인터뷰에서 이 발언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You actually joked this week during an appearance at the Council on Foreign…"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너무 많이 믿었다는 비판이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라이스 장관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은 북한을 당연히 신뢰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아무도 북한을 믿지 않기 때문에 북한과 검증체계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달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는 결국 검증의정서 채택에 실패했고 미국과 북한 간 신경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검증의정서에 합의할 때까지 6자회담의 나머지 당사국들은 대북 에너지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중유 지원이 중단될 경우 핵 시설 불능화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말입니다.

"중단해도 좋고 들어와도 좋다. 들어오지 않으면 우린 무력화 속도를 조절할 것이다."

: 올해는 또 미국이 북한을20년 만에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답: 네, 부시 행정부는 지난 6월 26일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I am notifying Congress of my intent to rescind North Korea's designation…"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45일 후 해제할 의사를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 핵 문제 외에 올해는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죠?

답: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는데요. 지난 9월 19일 북한 당국자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관해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학봉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의 말입니다.

"우리나라 일이 잘 되지 않기를 바라는 나쁜 사람들이 돌리는 궤변이에요 궤변."

현학봉 부국장은 판문점에서 열린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협의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이같이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9.9절 행사에 김 위원장이 불참하면서 확산됐습니다.

: 또 올해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북한의 대남 비방이 끊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답: 네, 북한은 특히 한국의 김태영 합참의장이 한 발언을 문제 삼아 한국을 잿더미로 만들겠다는 경고까지 했습니다. 조선중앙 TV입니다.

"우리 식의 앞선 선제타격이 일단 개시되면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될 것이다."

김태영 의장은 지난 2월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로 남한을 공격할 경우 대책을 묻는 질문에, 핵을 갖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서 타격하는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4년에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 이번에는 화제를 돌려볼까요. 올 2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답: 네, 지난 2월 26일 열린 평양 공연은 사상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 국가가 나란히 연주된 그야말로 역사적인 공연이었습니다. 관객들은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요, 지휘자인 로렌 마젤의 농담에도 큰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Some day a composer may write a work entitled Americans in Pyongyang."

마젤 지휘자는 거슈윈 작곡의 '파리의 미국인'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언젠가 '평양의 미국인'이라는 노래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북한이 개방돼서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 끝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북한의 여자 역도, 박현숙 선수가 예상치 못한금메달을 따냈죠?

답: 네, 여자 역도 63kg급에 출전한 박현숙이 북한에 12년 만의 첫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이 유력했던 여자 유도의 계순희를 비롯해 북한의 메달 유망주들이 대회 초반에 줄줄이 예선 탈락하면서 출발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얻은 매우 값진 금메달이었습니다. 박현숙 선수의 소감을 들어보시죠.

"솔직히 말해서 제가 일등을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다 못 들었지만 마지막 기회 남았을 때 우리 위대한 장군님께서 저희 경기를 지켜보신다는 그 생각으로 마지막 순간을 들어올렸습니다."

지금까지 2008년의 기억에 남는 여러 발언들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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