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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뭄바이 테러 배후세력 소탕 나서


파키스탄 정부가 인도 뭄바이 테러 사건의 배후 인물들을 체포하기 시작했습니다. 뭄바이 테러 사건은 파키스탄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파키스탄 정부의 연루설이 제기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파키스탄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겁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먼저 인도 뭄바이의 상황부터 알아보죠. 테러 사건의 후유증이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지만, 희생자 가족들의 절규와 애타는 사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제 수도라고 불릴 만큼 금융 중심지로 널리 알려진 뭄바이에서 3일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테러 공격으로 1백 7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2백40명 가까이 다쳤습니다. 경제적인 피해도 큽니다. 인도의 증권 거래회사 샤레칸의 고라브 두아 선임 연구원의 말입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도경제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마당에, 충격적인 테러 사건이 발생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과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고 있다는 말입니다.

MC: 인도가 테러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군요. 테러 사건 수사 상황을 알아보죠. 파키스탄 정부가 드디어 테러 공격의 배후 인물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 7일 이번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무장단체 '라시카르 이 타이바'의 근거지를 급습해서, 지휘관 2명을 비롯해 12명을 체포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인도와 이라크 등지에서 테러 공격을 지휘해 온 자키 우르 레만 라크비입니다. 뭄바이 테러범들 가운데 생포된 한 명은 라크비가 테러범들의 사상교육을 책임졌다고 인도 경찰에 자백했습니다. 라크비는 이미 지난 2002년 인도의 올드 델리 군기지 테러 공격과 2006년 뭄바이 열차 폭파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로 인도 당국이 지목한 인물입니다.

MC: 그렇다면, 라크비라는 인물을 체포한 것으로 이번 사건이 마무리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라크비가 소속된 테러단체 '라시카르 이 타이바'의 상위 조직이 남아 있습니다. '자마트 우드 다와'라는 단체인데요,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활동이 금지돼 있지만, 실제로는 학교를 운영하고 지역 구호활동을 벌이면서 파키스탄 사회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파키스탄은 물론 해외 이슬람 신자들로부터 매년 수백만 달러를 거둬들여 탄탄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뭄바이 테러 사건의 배후 조직을 소탕하다 보면 '자마트 우드 다와'까지 손을 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C: 파키스탄 정부가 이렇게 테러조직 소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무엇보다 뭄바이 테러 사건에 파키스탄 당국이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인도 측의 의구심을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테러 조직 소탕작전이 뭄바이 테러 사건에 대한 인도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파키스탄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과 인도가 지난 5년 동안 공들여온 평화회담이 이번 사건으로 물거품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의 이런 태도에는 미국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은 파키스탄의 협조를 받아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서 탈레반 저항세력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소탕하고 있는데요, 파키스탄과 인도가 군사적 긴장관계에 들어가면 아프가니스탄 작전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파키스탄이 인도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MC: 파키스탄 당국이 뭄바이 테러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을 받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뭄바이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라시카르 이 타이바'는 이미 6년 전에 파키스탄 당국으로부터 활동금지 명령을 받았지만 공개적으로 활동을 계속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이 단체가 파키스탄 정보 당국의 비호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지대 카슈미르에서는 해묵은 국경분쟁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파키스탄 정보 당국이 '라시카르 이 타이바'를 앞세워 인도 카슈미르 지역에서 분리주의 세력을 충동질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돼 왔습니다.

MC: 파키스탄 정부가 테러단체 소탕에 나선 것에 대해 인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인도는 파키스탄 정부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을 때까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상황이 정리되면

그 때 가서 파키스탄 정부가 테러조직을 소탕한 결과를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검거한 테러조직원들을 인도 측에 넘겨줄 수 없다고 벌써부터 못박고 있어서,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이 갈등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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