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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자유무역협정 의회 통과 어려울 듯


미 의회 자유주의 무역론에 대한 비판 거세 & 칠면조 정치인

(문) 김정우 기자, 미국에서는 이제 민주당이 의회와 백악관을 장악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심해짐에 따라 그동안 공화당 행정부가 추진하던 자유무역협정의 의회 통과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먼저 이 자유무역협정이라 하면 둘 또는 그 이상의 나라들이

서로 수출과 수입을 할 때 매기는 세금이나 국내 산업보호를 위해 만든 여러 장벽을 없애기로 하는 조약이죠. 미국은 행정부가 이런 종류의 조약을 외국과 체결하면, 의회가 이를 인준해 줘야, 조약이 효력을 발휘합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과 콜롬비아 그리고 파나마 등과 영어로는 FTA, 즉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는데요, 지난 11월 4일에 실시된 선거에서 이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의원이 연방하원에서는 24명 이상, 그리고 상원에서는 최소 6명이 당선되면서, 이 자유무역협정의 운명이 위태로워졌습니다.

(문) 바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특히 자동차 부문을 문제삼은 적이 있을만큼 이 자유무역협정에 결코 호의적이지는 않죠?

(답)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바마 당선자는 대선기간 내내 부시 행정부의 자유무역정책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아까 진행자께서 말씀드렸듯이 오바마 당선자는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문제에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요, 콜롬비아에 대해서는 미국이 콜롬비아 같이 노조 지도자들을 탄압하고 있는 나라와 어떻게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수 있냐고 말했습니다. 미국 케이토 연구소의 무역전문가인 대니엘 그리스월드 씨는 내년 1월에 출범할 오바마 행정부와 현재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지난 1930년 허버트 후버 대통령과 공화당 의회 이후 자유무역주의에 가장 회의적인 의회와 정부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미국 국민들도 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에 호의적이지 않다고 하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지죠? '월스트리트저널'지와 'NBC'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자유무역이 미국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습니다. 반면 응답자의 25%만이 자유무역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는데요, 이런 미국인들의 생각이 지난 2006년 중간선거와 올해 11월 선거에서 자유무역협정에 비판적인 민주당이 승리하는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의원 선거에 출마한 많은 의원들이 자유무역에 대한 입장

때문에 선거에 이기거나 아니면 패했다는 얘기군요?

(답) 네, 먼저 오레건주의 예를 들어 볼까요? 이 지역에서는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제프 머클리 민주당 후보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공화당의 고든 스미스 현 의원을 누르고 이겼습니다. 원래 이 오레건주가 위치한 미국 북서부 지역은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과의 무역에 의존하는 회사들이 많아서 자유무역에 호의적인 지역이었죠? 하지만 민주당의 머클리 후보는 공화당 스미스 의원이 지지하는 자유무역정책이 오레건주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또 공화당 하원의원인 펜실배니아주의 필 잉글리시 의원과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로빈 헤이즈 의원도 지난 2005년에 중미자유무역협정 비준 당시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민주당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패했다고 합니다.

(문) 자유무역에 대해 비판적인 민주당 의원들 이제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한 상태에서 자신들의 정책을 밀고나갈 힘을 얻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오하이오주 출신의 셔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정무역' 지지자들은 머클리와 같은 후보들의 승리가 자유무역에 비판적인 자신들의 입장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브라운 의원과 75명 이상의 상.하원 의원들은 강화된 환경과 노동기준 등에 맞게 기존에 맺은 자유무역협정을 재검토하고 가능한한 재협상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입니다.

(문) 자, 한국에서는 미래 경제발전의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평가받던 한-미 자유무역협정, 미국에서는 그 운명을 알 수 없는 처지에 빠져있는데요?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선언해, 국내 산업보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와 연방의회, 이 자유무역협정을 어떻게 처리할 지 궁금해지는군요.

BRIDGE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미국에서는 지난 주 11월 27일이 추수감사절이었는데 이날 미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칠면조를 먹죠? 그런데 Turkey, 즉 칠면조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바보나 실패작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CNN 방송이 올해 톡톡히 망신을 당한 '칠면조' 정치인 10명을 선정해 화젭니다.

(문) '칠면조'정치인이라 재미있는 표현인데요? 10위부터 꼽아볼까요?

(답) 네, 먼저 올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탈락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입니다. 줄리아니 전시장은 경선초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경선에 전력을 다했다는데요, 줄리아니 전 시장 원래는 뉴욕 주민들이 상당수가 은퇴 후에 플로리다주로 이주한다는 점을 노렸는데, 이렇게 플로리다주로 건너간 사람들의 대부분이 민주당원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플로리다주 대선후보 경선에서 15%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습니다.

(문) 밥 돌 전 상원의원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도 뽑혔네요?

(답) 그렇습니다. 돌 의원은 이번 11월 선거전에서 경쟁상대인 민주당의 케이 헤이건 후보가 무신론자라는 텔레비젼 광고를 내보냈는데요, 사실 헤이건 후보가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고, 그의 가족은 100년 넘게 동네 교회를 다니는 것으로 밝혀져 망신만 당한 뒤, 결국에는 선거에도 패해 칠면조 정치인 7위로 뽑혔습니다. 다음 최장수 연방상원 의원이었던 테드 스티븐슨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이 6위에 뽑혔네요. 스티븐스 의원은 부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요, 그가 유죄 판결을 받자 당시 매케인과 페일린 후보가 연일 그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스티븐스 의원,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결백을 주장하면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패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가장 높은 순위인 1, 2, 3위로는 누가 뽑혔나요?

(답) 네, 3위로는 경제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선기간 중에 미국 경제의 기초가 튼튼하다고 주장하다 망신을 당한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가 선정됐습니다. 다음 2위로는 주간지들의 연이은 불륜소식 보도를 '허무맹랑한 거짓말'이라고 계속 응수하다가 결국 이 불륜사실이 사실로 밝혀 존 에드워즈 전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차지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에드워즈 전 후보는 정치생명이 사실상 끝이 났죠. 다음 1위로는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가 차지했군요.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며 부패추방 공로로 명성을 얻었던 검사 출신인 스피처 전 주지사, 성매매를 한 것이 밝혀지면서, 주지사직을 사임하고 '칠면조 정치인' 1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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