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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NGO, 민간단체 대북 전단살포에 찬반 의견 


한국에서는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민간단체들이 북한에 계속 삐라를 보내고 있는 데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 본부를 둔 국제 비정부기구, NGO들은 대부분 한국 정부가 삐라 살포를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들의 대북 삐라 살포가 계속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해외의 민간단체들은 대부분 삐라 살포를 제지하려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단체 관계자들은 익명을 요구하며, 대북 삐라의 실질적인 효과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큰 틀에서 따져봐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이 본부를 둔 인권단체, '국경 없는 인권'의 윌리 포트레 대표는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단체들의 전단 살포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포트레 대표는 한국 통일부는 북한주민들이 정보를 얻을 자유에 개입해선 안 된다며, 오히려 활동가들이 북한주민들에게 외부세계에 대한 정보를 주는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활동 중인 탈북자 지원단체 '3.18 파트너스'의 스티브 김 대표도 대북 삐라는 북한주민들에게 외부 사정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ACT 2: 스티브 김: 북한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북한주민들이 외부 사정을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여러분들이 삐라를 통해 북한에 우리의 실정이라던가 자유 세계에 대한 많은 사실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김 대표는 특히 북한주민들에게 외부 세계의 정보를 전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삐라 살포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CT 3: 스티브 김: 한국 정부가 통일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지금처럼 규제를 위한 법을 모색할 게 아니라 이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돕고, 북한주민들에게 자유 세계에 대한 소식들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수 년 간 한국 내 단체들과 함께 북한에 삐라를 보내 온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의장 역시 최근 잇따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의 제지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는 대북 지원단체들의 삐라 살포가 실제로 북한주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주민들은 평생 북한 정부의 선전선동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꼭 북한 정부에서 하는 게 아니더라도 삐라를 '선전, 선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주민들이 외부소식을 알게 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낸 소식지 보다는 외부에서 외부사람들이 보는 뉴스를 직접 접하는 게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0여 년 전처럼 북한주민들이 외부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북한은 안 좋은 사회이고, 한국은 좋은 사회라는 식의 선전물은 잘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 정부의 삐라 규제 역시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인권 문제 등 남북관계의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옳고 그름을 양분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한국 내 대북 민간 라디오 방송 등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미국 민주주의 진흥재단', NED 측은 한국 단체들로부터 대북 삐라 살포에 대한 지원을 요청 받았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실제로 삐라를 읽거나 보유한 북한주민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내 탈북자 사이에서도 대북 삐라 살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 탈북자는 인터넷 게시판에 삐라 살포가 북한주민들에게 자유 소식을 전하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삐라 살포 사실을 한국 국민들에게 선전하기 위한 것인지를 따져 물었습니다. 또 다른 탈북자는 일부 단체가 언론에 이름을 알려 지원금을 얻거나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 계속 삐라를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삐라 살포는 북한주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목적 외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향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는 것이라며 찬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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