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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양대마방직 준공식 참석한 조봉현 박사


지난 달 30일 평양에서는 남북 경제협력 역사에서 매우 의미가 큰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국의 중소기업인 안동대마방직과 북한 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새별 총회사가 합작 운영하는 평양대마방직 준공식이 있었는데요, 이 회사는 평양 시내에 들어선 첫 남북 합영회사입니다.두 회사는 양측이 절반씩 총 3천만 달러를 들여 옛 인민군 공병대가 있던 평양 선교구역 영제동 4만5천 제곱미터 부지에 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이 합영회사는 평북 성천군 6백만 평 농장에서 재배한 대마를 가공해 이를 모두 중국과 유럽에 수출하고, 양말 수건 실크 등 섬유제품은 한국에 내다 팔 계획입니다.이 시간엔 준공식 참석차 평양을 다녀 온 한국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를 전화로 연결해 준공식 이모저모와 최근의 북한 내 분위기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Q: 평양대마방직 준공식의 의미 어떻게 보십니까? 또 행사장 분위기는 어땠는지요?

A: 남북관계가 지금 급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에 북에서는 나름대로 경협 모델이 새롭게 탄생한다는 그런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고요. 그래서 북한에서 관심이 높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경제 고위층들이 많이 참석을 했고요. 그 다음에 공장에 있는 종업원들이 굉장히 들떠있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또 불만이라고 할까요,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도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런 남북관계 정세 악화가 나중에 혹시 경협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Q : 지금까지 남북 경협을 보면 주로 실질적인 의미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지 않았나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이번 준공식의 의미, 남북 합영회사라는 점 외에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A : 최초의 남북 합영회사가 탄생했다라는 의미도 있고요, 그 다음에 또 중요한 것은 생산된 제품의 교류 건수가 북한 내에 필요한 제품들이 많이 있거든요. 옷이라든지 그 다음에 양말이라든지. 그런 게 생산됐을 때 평양 주민들에게 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렇기 때문에 기대감이 컸던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뭐냐면 이게 생산되어서 남쪽으로도 가져오고 수출도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북한 내부에서 나름대로 수입 장소를 통해서 외화벌이, 이런 쪽에 대한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 앞서 남한에 대해서 북측 인사들이 불만을 드러냈다고 하셨는데, 또 한편으로는 남북 경협을 더 활발히 했으면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북측 관리들의 분위기, 좀 더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A : 제가 평양에서 스물 몇 차례 왔다갔다 하지만 이번처럼 조금, 긴장됐던 게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게 뭐냐면 북한의 경제 관료들은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큰 것을 많이 느꼈는데요. 당이나 군부 쪽, 정치 쪽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면 오히려 경제 협력을 포기하더라도 대남 강경 압박 정책을 많이 추진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오히려 평양이 경제 쪽 파트하고 당이나 군부 쪽 파트하고 이중 전략을 쓰고 있지 않는가 하는 그런 걸 조금 느꼈습니다.

Q : 최근 북한정부가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등으로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까지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가셔서 분위기를 보시니까, 북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A : 오히려 당 간부들, 참사들이라고 하죠. 그 쪽하고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요. 개성공단에 대한 포기 부분은 굉장히 강조를 많이 했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하면 대북 전단 살포가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 군사대치지역에 많이 살포되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러다보니까 군부 쪽의 불만이 굉장히 고조돼가지고 군부에서 개성공단 포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군부의 입김이 세어지면서 개성공단도 중단되지 않을까 그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Q : 사실 개성공단을 중단하게 되면 북한 측에 더 많은 피해가 갈 것이다 이런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인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없었습니까?

A : 경제 파트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우려를 많이 표현하는데요, 다른 쪽 파트는 오히려 경제적 이익은 그 다음이다, 정치체제가 우선이지 경제적 이익은 그 다음이라면서 개성공단을 통해서 현재 북한에서 벌어들이는 것은 아직 미흡하다. 그래서 그 조그만 이익 때문에 우리가 군사적인 부분이나 정치적인 부분에서 타격을 받는다면 자기들은 참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Q : 현재 지구촌 경제가 미국의 금융위기 여파로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여파가 북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과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에 가서 보시니까 어느 정도냐 영향을 받고 있던가요?

A : 저도 들어갈 때는 북한이 많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들어갔는데요, 막상 평양을 보니까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게 뭐냐면 평양 쪽에 보면 오히려 현대화 작업들을 많이 하면서 생동감있게 많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삼십층 짜리 아파트 열 몇 개를 신축을 한다던지, 이런 부분들을 제가 굉장히 많이 느꼈습니다. 그 다음에 평양 주민들도 보니까 밤에 상점에 굉장히 북적대는 모습들을 제가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작년에 들어갔던 것 보다 살만하게 돌아가지 않는가 하는 그런 것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Q : 국제사회에서 볼 때는 북한의 식량위기, 또 여러 가지 경제적인 위기 때문에 북한도 영향을 받지 않나 하는데 말씀을 들어보니까 오히려 작년보다 더 평양의 분위기는 활발한 것 같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오늘 오늘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날입니다. 미국의 대선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A : 관심도 역시 마찬가지로 굉장히 높은 것을 많이 느꼈고요. 그 다음에 오히려 미국 대선에 대해서 저에게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냐, 누가 될 것 같냐, 누가 되었을 때 북미관계미 남북관계 이런 것이 어떻게 될 것 같냐 이런 것에 대해서 굉장히 질문을 많이 던졌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오히려 북한 내부적으로 아직 전략이 선 건 아닌 것 같고요. 정부를 파악하려는 그런 걸 조금 느꼈습니다. 또 한편으로 이야기하면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나름대로는 이야기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현 부시정부에서는 6자 회담을 통해서 경제적인 실익을 얻으려는 큰 틀의 합의 정도 하고 구체적인 실행은 오바마 대통령이 되었을 때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가기 위한 액션에 들어갈 것이다 이런 형태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Q : 끝으로 북한을 20차례 이상 다녀오셨는데요. 10년 전 첫 방문 때와 현재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북한의 변화속도는 매우 느리지만 나름대로 큰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 체제의 안정과 개혁 개방의 갈등 속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북한이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체제 안정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경제 현대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지도층과 경제 관료들의 마인드 자체가 바뀌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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