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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제위기에도 앞으로 5년 간 국방비 증액 결정


프랑스 정부가 국방비를 내년부터 5년 간 해마다 평균 18억 달러씩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강력한 외교정책을 유지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군사력이 필수적이라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굳은 의지가 반영된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국방비 증액과 관련한 프랑스 정부의 결정 내용부터 소개해 주시죠?

이= 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0월 29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국방계획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법안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년 간 해마다 국방비를 18억 달러씩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현재 연

약 440억 달러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는데요, 해마다 18억 달러 씩 늘어날 경우 2014년까지 5년 간 2천3백억 달러를 국방비로 지출하게 됩니다. 법안은 첩보위성 발사와 정보요원 7백 명 증원, 미사일 경보체제 구매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이번에 각료회의를 통과한 국방계획 법안은 내년 초 의회에 제출될 예정인데요, 원안대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정부가 이처럼 국방비를 늘리기로 한 특별한 배경이 있습니까?

이=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2007년 5월 취임한 이후 국방 현대화 계획에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프랑스의 21세기 새 방위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새 방위정책은 군 병력의 군살을 빼면서도 기동성이 뛰어나고 정보력이 강화된 군대를 만듬으로써 앞으로 15년 간 현대적 군사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현재 프랑스는 정규군 병력 25만9천 명에 예비군 41만 9천 명으로 유럽 최대의 군사 대국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는 14위에 그쳐, 프랑스의 군사력이 지난 반 세기 동안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 같은 추세를 역전시켜 프랑스가 앞으로도 계속 국제적으로 군사적 개입 능력을 갖춘 핵 보유국으로 남아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각료회의에서 승인된 국방계획 법안은 그같은 정책의 첫 단계를 위한 예산을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국방 현대화 계획과 관련해 정보수집과 관련한 첨단장비 구매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약 3천 명의 프랑스 군 사이에서는 정보수집이 최대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후 곧바로 아프간에 추가 병력을 파병했고, 미군과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군과 함께 국제안보지원국의 일환으로 프랑스 군의 전선순찰 임무도 확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18일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에서 적군의 매복 작전으로 프랑스 군 10명이 사망하고 21명이 사망한 후 사르코지 대통령의 그같은 결정은 신랄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응답자들은 아프간 파병에 반대했고, 정부가 군인들에게 매복작전에 대비한 충분한 장비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사르코지 정부는 프랑스 군인들이 필요한 장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은 전세계적 금융위기로 프랑스 경제가 이미 침체를 겪고 있고, 이에 따라 정부 예산도 감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는 국방비 증액을 결정했군요?

이= 프랑스의 에르베 모렝 국방장관은 국방계획 법안이 각료회의를 통과한 뒤 르 피가로 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프랑스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방예산에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강력한 외교정책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프랑스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군사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렝 국방장관은 또 이번 결정에는 금융위기의 와중에도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 등 전세계 분쟁지역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방계획 법안이 각료회의에서 통과되던 지난 29일, 유럽 국가들이 콩고민주공화국에 군대를 파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금융위기를 감안해 첫 3년 동안은 국방비 지출 확대를 동결했다가 마지막 2년 동안 국방비 증액분을 모두 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렝 장관은 국방계획 법안이 경제위기의 시대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지요, 무슨 얘기입니까?

이= 네, 모렝 장관은 프랑스의 방위산업이 세계 3, 4위 안에 든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방비 지출을 늘리면 방위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렝 장관은 또 그동안 프랑스의 대표적인 산업인 방위산업을 보호하고 방위산업체들이 프랑스 내에서 만들어 낸 35만 개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면서, 경제위기 시대를 맞아 국방계획 법안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렝 장관은 앞으로 6년 간 군사장비 구입에 약 1천 3백억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면서, 지금같은 시기에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것은 경제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MC: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앞으로 5년 간 해마다 국방비를 18억 달러씩 늘리기로 한 프랑스 정부의 계획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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