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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중대발표설 일단 사실무근 결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두 달 넘게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한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들 사이에서 추측성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사회의 폐쇄적인 특성상 관련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긴 하지만 일부 언론이 사실확인을 등한시 한 채 무책임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북한 정부의 중대발표설도 '사실무근'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인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1)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이른바 북한 당국의 '중대발표'설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일단 '사실무근'으로 결론지었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관련 내용을 확인해봤으나 신빙성이 없는 정보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외국인의 방북을 금지한다. 일시적으로 그런 기사도 있었는데 남북민간교류협력에 관해서는 특이한 동향이 없다,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릴 것은 북한의 내부 방송이라든가 국제행사, 그리고 국내 행사도 전부 다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이와 관련해 북한 측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확인해줄만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재외공관은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본부에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항이나 정보가 없습니다."

(진행자 2) 그렇다면 한국 청와대 쪽에서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습니까?

네, 청와대 쪽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테러지원국 해제를 이뤄낸 업적을 홍보하는 과정이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재외공관에 내린 테러지원국 해제 업적에 대한 학습지시가 마치 비상대기처럼 오인된 것"으로 "중대발표라고 할 만한 상황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3) 청와대 전직 비서관이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등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다지요. 무슨 내용입니까?

네, 북관대첩비 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19일 돌아온 전직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추부길 씨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는데요. 추부길 전 비서관은 북한 측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극렬분자들의 잘못된 소행이다'고 먼저 언급했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위중하다는 일부 외신 보도를 전면 부인하는 태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추부길 전 비서관은 이어 "평양 분위기도 차분했고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4) 끝으로, 지난 주말 일본 언론이 보도한 '북한 중대발표설'이 무슨 내용인지 전해주시죠?

네, 북한의 중대발표설은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북의 금족령'이란 제목으로 세 문장 짜리 짤막한 기사를 실은데서 비롯됐는데요. 요미우리는 수일 전 북한 당국이 세계 전역의 자국 외교관들에게 여행을 자제하고 한 장소에 머물러 있을 것을 지시했다고 전하면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남북관계나,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관련이 아닌가 하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만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는 프랑스 AFP통신을 타고 전세계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이 19일 이 기사에다 20일 중 중대 발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보가 있어 일 방위청 등에서 정보 확인과 분석을 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덧붙였는데요. 산케이는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데 따른 후계자 발표나 쿠데타에 의한 정변에 대한 억측도 있다고 전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확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사실 확인을 소홀히 하는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선정적 보도가 북한 내 상황을 왜곡하고, 나아가 남북관계에서도 불필요한 긴장 상태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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