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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분리 검증 사실상 합의


미국과 북한이 북 핵 검증과 관련, 이른바 분리 검증 방안에 사실상 합의하고 조만간 이에 관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빠르면 10일 미국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6월26일 제출한 핵 신고서의 검증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북 핵 협상이 이른바 `분리 검증' 방안을 통해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0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북 핵 검증과 테러지원국 해제 등 미국과 북한 간 협의 결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 핵 검증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선 북한의 핵 신고서를 중심으로 검증 작업을 하고, 이어 UEP, 즉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나 다른 미신고 시설 문제 등은 한꺼번에 일괄적으로 할 수 없으니까..."

유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북한이 북 핵 분리 검증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음을 밝힌 것입니다.

분리 검증이란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에 담긴 영변 핵 시설을 먼저 검증한 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핵 확산 문제는 나중에 검증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미국은 우선 잠정적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핵 계획에 대한 완전 검증이 이뤄지면 정식으로 삭제한다는 것입니다.

유명환 장관은 북한에는 영변 이외에도 10여 개 핵 시설이 있으며, 이런 시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경우 양측 합의에 의해 할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의 검증도 북한 측의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유 장관은 미국과 북한 간 핵 검증 협의와 관련, 미국 정부 내부의 검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중국과 일본 등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등 전반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미국 정부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미국 정부 내부에서 결정이 있고, 또 관련국들 간 협의가 끝나서 공식 입장이 결정되는 대로 다시 여러분들에게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유 장관은 미국의 내부 검토와 관련국 간 협의가 끝나면 6자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일정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전에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빠르면 1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폭스뉴스'는 미 행정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핵 검증 계획에 협력한다면 이르면 10일이라도 잠정적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다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이 문제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의 션 맥코맥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상황은 어제와 지난 주, 지난 달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지난 며칠, 몇 주간 북 핵 검증체제의 "구체적 내용을 제대로 하기 위해 (getting the details right)" 미국은 정부 내에서 뿐아니라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과 많은 협의를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날 오전에도 한국의 유명환 외교장관과 일본의 나카소네 히로부미 외상,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검증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앞으로 며칠 안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맥코맥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ABC 방송'은 북한에서 2차 핵실험 조짐으로 보이는 활동들이 포착됐다고 9일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2주일 동안 북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핵 실험장으로 의심되는 장소에서 터널 굴착이나 대형 케이블 이동 같은 의심스런 활동들이 감지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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