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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불량 유제품 사태 전세계로 확산


중국산 불량 유제품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중국산 유제품들을 수입 금지하거나 회수 조치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중국산 불량 유제품과 관련해 조치를 취한 나라가 지금까지 몇 나라나 됩니까?

기자: 모두 30개 나라가 넘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해서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필리핀, 타이완 등이 수입을 금지하거나 제품 회수 조치를 취했고, 아프리카의 케냐와 가봉,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MC: 그런데 문제가 중국산 유제품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제품들에까지 확산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산 우유나 분유 뿐만 아니라 사탕과 초콜릿, 과자 같은 유제품 성분이 들어간 다른 식품들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태는 중국의 우유 공급업자들이 멜라민이라는 화학물질을 우유에 섞은 게 발단이 됐습니다. 업자들이 우유에 물을 타서 양을 부풀리는 수법을 썼는데, 단백질 함유량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서 화학물질 멜라민을 섞은 겁니다. 사람이 멜라민을 먹으면 신장결석이 생겨서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데요, 멜라민이 들어간 우유, 또 이런 우유로 만든 분유는 물론이고, 불량 우유에서 뽑은 성분이 들어간 식품들도 오염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MC: 그렇다면 중국산 유제품 재료를 사용한 다른 나라 제품들도 안심할 수 없겠군요.

기자: 이미 세계 주요 식품회사들이 대응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영국의 제과업체 캐드베리는 베이징 공장에서 초콜릿 제품을 만들어서 홍콩과 타이완, 호주 등지에 팔아왔는데요, 자체 검사결과 제품의 안전성에 의심이 갈만한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캐드베리는 베이징 공장에서 만든 모든 초콜릿 제품을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의 세계적인 초콜릿 회사 마스 사와 식품회사 크래프트 사가 만든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두 회사 모두 중국에 주문을 줘서 제품을 만든 뒤에 자사 상표를 붙여서 인도네시아에 팔아왔는데요, 일단 제품 판매를 중단시키고 자체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일본에서도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식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돼서 당국이 중국산 수입 식품에 대해 검사 명령을 내렸습니다.

MC: 특히 한국은 그동안 중국에서 싼 값으로 먹거리를 많이 수입해 오지 않았습니까? 이번 사태로 충격과 혼란이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에서도 중국산 분유가 들어간 과자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돼서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번 사태로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산이라고 표기된 제품은 일단 의심하고 사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산 분유를 수입하지 않아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중국산 분유가 들어간 과자제품이 4백여 개나 돼서 당국이 일단 판매를 중지시키고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유 성분이 들어간 중국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단계에서부터 멜라민이 들어있는지 철저하게 검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우유에서 뽑아낸 성분이 과자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공식품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져서, 파문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입니다.

MC: 이번 사태로 목숨을 잃거나 병세를 보인 사람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중국에서 지금까지 어린이 4명이 불량 분유를 먹고 숨졌구요, 5만 4천 명 이상이 신장과 관련한 병세를 보였습니다. 이 가운데 1만3천 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미 몇 달 전에도 2 명의 아기가 신장결석을 일으켜 숨졌다고 보도했는데요, 부모들은 불량 분유를 먹은 게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는 홍콩에서 5명, 마카오에서 1명, 그리고 타이완에서 4명이 중국산 불량 유제품을 먹고 신장결석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사태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면, 이제는 중국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 국제기구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와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난 26일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두 기구는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을 개탄하면서, 각국 정부가 멜라민 우유의 유통을 신속히 막고, 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두 기구는 성명서에서 식품안전은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식품업계도 책임이 있다면서, 식품안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식품 유통망 전반에 안전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C: 지금까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산 불량 유제품 사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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