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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구기금 “북한 인구조사 투명성과 정확성 담보”


북한주민들이 어떤 주거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인구주택 총조사가 10월 1일부터 북한 전역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조사는 유엔 관계자들의 참관 아래 투명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조사를 지원하는 유엔인구기금 UNFPA이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북한 전역의 가가호호를 대상으로 인구주택 총조사, '인구 센서스'가 실시됩니다. 유엔인구기금 UNFPA는 이번 조사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국제사회에 공개되고, 또 널리 활용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UNFPA의 중국과 북한 대표를 맡고 있는 베르나르 코큐랭 (Bernard Coquelin) 박사는 지난 26일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인구주택 총조사는 지난 1994년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서 실시된 조사에 비해 여러모로 진전됐다고 말했습니다.

15년 전에는 국제 참관 요원들이 없었지만, 올해는 12명의 인구기금 요원들이 투입돼 조사결과의 질적 수준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코큐랭 박사는 자신을 비롯한 "인구기금 요원들이 조사 기간 동안 북한 전역에서 표본으로 선정된 60개 군을 직접 방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요원들은 가정집에서 현장 조사요원들의 질의와 조사표 작성을 지켜보고, 조사결과를 비교해 보며, 일부 응답자들에 대해서는 직접 다시 질의해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코큐랭 박사는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총 3만5천2백 명의 현장 조사요원과 7천5백 명의 지도요원이 투입되며, 중앙에서 군 단위에 이르기까지 북한 전역의 통계기관 종사자 1천4백 명도 동원됩니다.

코큐랭 박사는 지난 2006년 북한 당국이 유엔인구기금에 인구 센서스를 위한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요청한 이래 3년 간 꾸준히 선진 기술과 장비가 지원된 점도 정확한 조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큐랭 박사는 이번 조사를 위해 "과거와는 달리 선임 기술자문관이 북한에 2년 간 상주하며 기술지원을 했고, 통계전문가들이 북한에 종종 파견됐다"며, 이밖에 유엔 통계국(UN Statistics Division)과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 (UN ESCAP)의 기술 검토도 거쳤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인구기금은 또 컴퓨터로 자료를 처리해야 하는 통계요원들 중 20명을 선발해 홍콩과 필리핀, 태국에서 각종 소프트웨어 취급법과 자료 처리, 분석 기술 등을 훈련했습니다.

코큐랭 박사는 올해 북한에서 실시되는 인구 센서스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려면 선진 자료 처리 기술 외에 질문지에도 꼭 포함돼야 하는 항목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구 조사에서는 나이,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정도, 국가 내 이동, 장애 여부, 출생률, 사망률, 그리고 주택 조사에서는 화장실 유무, 난방과 상하수도 유무 등이 꼭 조사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북한 내 센서스 질의서는 총 53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편 코큐랭 박사는 조사 기간 중 북한의 열악한 기반시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코큐랭 박사는 "북한에 운송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설문조사 용지를 통계기관으로 수거해 오는 것이 지체돼 자료 처리가 늦어질 수 있고, 아울러 전력난으로 컴퓨터 자료 입력에 장애가 예상되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문맹률이 낮고 각 공동체 지도자들이 구성원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 북한 특유의 주거 행태 등은 정확한 조사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코큐랭 박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앞으로 5년, 길게는 10년 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북한에 관한 추가 조사와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큐랭 박사는 특히 "북한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자료가 나오면 앞으로 해외자본 유입이나 인도주의적 원조가 보다 많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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