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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 “북한, 핵 시설서 봉인 제거 요청”


북한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영변 핵 시설에 대한 감시 카메라와 봉인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이번 요구는 북한 당국이 사실상 핵 시설 복구에 나선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북 핵 협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22일 오전 북한에 파견된 IAEA 사찰요원들에게 재처리 시설에서 핵 물질과 관련되지 않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봉인과 감시장비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IAEA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위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미 봉인을 제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이같은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또 "핵 시설 불능화 과정에서 북한 측이 제거했던 일부 장비들도 원상복구됐다"면서 그러나 "이 것이 영변 핵 시설의 폐쇄 상태를 변화시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그러나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즉 NPT로 복귀해 IAEA의 포괄적인 안전 조치가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자국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현학봉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지난 20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 경제.에너지 지원 남북 실무협의에 앞서 "복구 사업을 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복구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권종락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이와 관련해 22일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원상회복 조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주장한 바와 같이 불능화를 중단했고, 불능화를 원상회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또 일부 원상회복을 위한 조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권 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불능화 중단과 핵 시설 복구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권 차관은 "다만 이런 조치가 바로 각종 시설의 재가동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시설에 따라서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덜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핵 검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간 경제.에너지 실무협의를 가진 게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권 차관은 "핵 협상 2단계의 내용은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과 핵 불능화의 완료"라며 "이 두 가지 사안의 진행에 따라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4자는 이미 지난 1년 여 간 35만t의 중유를 제공했고, 이번 실무협의도 이와 결부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권 차관은 대북 에너지 지원은 북 핵 6자회담 참가 5개국 간 긴밀한 협력 하에 이뤄지고 있으며 다음 선적분에 대해서도 북한의 불능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 시설이 원상복구되면 에너지 설비 자재 지원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불능화 중단에 그치지 않고 복구가 되어 진다면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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