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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현지보도] 맥케인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


미국 공화당은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에서 열리고 있는 전당대회 사흘째인 어제, 애리조나 주 출신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습니다. 전당대회장은 어제 새라 페일린 앨라스카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이 크게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상태입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폴 엑셀 센터에 나가있는 김근삼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늘로 벌써 전당대회 마지막 날이 됐습니다. 우선 현지 분위기를 좀 전해주시죠.

답: 네 전당대회가 열리는 엑셀 센터는 2만명의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입니다. 현재 이 곳 시간으로 오전 7시 30분을 막 지나고 있는데요, 벌써부터 전당대회 마지막 일정을 준비하기 위한 관계자들과 보도진의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연단 뒤편에 있는 초대형 스크린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화면에 계속 나오고 있구요. 또 이 곳 엑셀 센터 천장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흰색, 붉은색, 푸른색 풍선 수천개가 첫 날부터 매달려있는데요. 오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칠 즈음에 대회장으로 떨어지면서 장관을 연출할 예정입니다.

문: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어젯 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미국 50개 주에서 2천2백여 명의 대의원이 참석했는데요. 어젯 밤 호명투표를 통해 맥케인 상원의원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공식 절차를 마쳤습니다. 올해 72살의 맥케인 후보는 월남전 참전용사 출신입니다. 2000년에도 대통령 예비선거에 나왔다가, 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셨었는데요. 결국 두번째 도전 끝에 공화당 대선 후보로 당당히 올라섰습니다. 맥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새라 페일린 앨라스카 주지사도 어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는데요. 1백50여 년의 미국 공화당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문: 페일린 부통령 후보가 어제 수락연설을 했는데.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그동안 공화당 전당대회의 분위기가 미지근한 물 같았다면, 어제 페일린 후보(좌:사진) 의 연설을 통해 펄펄 끓는 물처럼 아주 뜨거운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어제 연설 전까지만 해도 페일린 후보의 능력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페일린 후보가 2006년 앨라스카 주지사에 당선되기는 했지만, 정치경력으로는 거의 신인에 가깝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어제 자신있고 강력하면서도, 여성으로서 부드러움까지 함께 갖춘 성공적인 연설로 이런 우려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페일린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민주당 바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공세를 폈는데요. 자신은 시장과 주지사로서 행정 경험을 쌓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오바마 후보의 행정 경험 부재를 오히려 공격했습니다. 또, 오바마 후보의 경제, 외교 정책 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어제 연설에 대해서는 민주당 관계자들 조차, 내용과는 별개로, 페일린 후보가 성공적으로 후보로서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 입니다.

문: 얘기를 들어보니까 어제 대회장 분위기가 굉장히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페일린 후보가 연단에 들어서자 대의원들은 1분이 넘는 긴 박수를 보냈습니다. 생전 처음 큰 정치무대에 서는 신인 정치인에 대한 격려의 박수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페일린 후보가 연설을 마치자 박수는 새롭게 등장한 강자에게 보내는 존경과 자랑스러움의 박수로 바뀌었습니다.

페일린 후보가 연설을 할 때도 환호성이 계속 이어졌는데요, 자리에 앉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계속됐습니다. 또 연설이 끝나자 예정에 없이 맥케인 후보가 연단에 올라 페일린 후보를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페일린 후보가 앞으로도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능력을 검증받아야 하겠지만, 어제 성공적으로 대선 무대에 데뷔하면서 미국 대선 구도에 이미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문: 어제 맥케인 후보와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경쟁했던 인사들도 지지연설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답: 네. 미트 롬니 전 매사츠세츠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아칸소 주지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 나란히 지지연설을 했는데요. 모두 오바마 후보에 대해 날카로운 공세를 폈습니다.

특히 페일린 후보에 앞서 연단에 오른 줄리아니 전 시장은 오바마 후보가 미국 역사상 가장 경험이 없는 후보라고 공격했습니다.

문: 자, 이제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데, 어떤 일정들이 남아있습니까?

답: 네. 오늘의 가장 중요한 일정은 맥케인 후보의 후보 지명 수락연설입니다. 어제 지지 연설의 내용이 바락 오바마 후보에 대한 공세에 집중됐다면, 오늘 맥케인 의원은 수락 연설에서는 오바마 후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튼 어제 일정을 통해 전당대회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된 상황이구요, 오늘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이번 전당대회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 속에 막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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