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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계획, 대북 지원 국제사회 동참 호소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는 2일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주민 6백 20만 명을 위한 5억 달러 상당의 긴급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WFP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들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며, 국제사회가 지원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는 이 달부터 내년 11월까지 15개월 동안 5억3백만 달러에 달하는 식량 63만 t을 북한에 긴급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WFP의 토니 밴버리 아시아 담당 국장은 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하면서, 노인과 임산부,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식량 지원은 북한의 식랑난 악화를 막는 데 커다란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지난 달 26일부터 1주일 간 WFP의 식량 지원을 받고 있는 북한 양강도와 함경남북도, 강원도, 평양에 있는 병원과 탁아소, 유치원, 식량배급센터 등을 둘러봤다고 밝혔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현재 북한 내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하루 두 끼로 연명하고 있고, 주민들은 야생식품을 구하는 데 더욱 더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북한의 취약계층에 옥수수 등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의 지원이 시급하다며, 하지만 원조국들은 대북 지원과 관련해 정치적인 고려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또 외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북 지원 식량 배급 과정의 투명성과 관련, 북한이 과거에 비해 훨씬 개방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이번에 북한을 방문해 각지를 시찰하는 동안 북한이 외부 접근을 허가하지 않는 지역에 대해서도 WFP의 식량배급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허용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식량난은 전통적인 식량수출국인 중국이 올해 곡물 수출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WFP의 안데아 웹 (Anthea Webb) 중국 담당 국장은 2일 중국 정부가 곡물 값이 너무 많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밀가루 등 곡물 수출면허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웹 국장은 WFP는 북한과 버마에 대한 식량 5만 t의 수출을 허용하도록 중국 당국에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웹 국장은 "우리는 중국인들을 돌보는 게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안다"면서 중국의 긍정적인 답변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웹 국장은 이어 식량 수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의 기자회견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전통적 우호관계인 북한에 대한 지원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중국은 국제사회의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내용에 대한 답변은 회피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쌀과 밀가루, 옥수수, 보리 등 식량에 대해 수출허가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곡물에 대해 최고 25%의 수출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그동안 식량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수출업자에게 되돌려 주던 수출 부가가치세 13% 환급 조치를 폐지했습니다.

게다가 올들어 폭설과 폭우, 지진 피해 때문에 중국 내 곡물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북한에 들어가는 옥수수를 포함한 식량의 수출 원가가 품목에 따라 지난 해보다 많게는 50%까지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과 중국 간 교역이 이뤄지는 국경지역에서는 북한으로의 식량 수출이 지난 해 보다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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