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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반군 규탄 대규모 항의시위 열려


콜롬비아의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 (FARC)'의 인질 납치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콜롬비아를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은 인질 사건에 염증을 느낀 콜롬비아 국민들과 기존 지지세력들이 등을 돌림에 따라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이번 대규모 시위 소식부터 살펴보죠. 시위자들이 얼마나 모였습니까?

답: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20일 수도 보고타를 비롯해 1천여 곳 도시와 마을에서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을 규탄하고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는데요, 보고타의 경우 무려 1백50만 명이 평화의 상징인 흰색 상의를 입고 시내 중심가에 모여 그야말로 흰색 물결을 이뤘습니다. 주최 측은 콜롬비아에서만 4백만 명이 이번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프랑스 파리와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중국 베이징 등40여 개 해외 도시에서도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문: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는 반군에 인질로 잡혀 있다 최근 극적으로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루 씨가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베탕쿠루 씨는 프랑스계 콜롬비아 정치인인데요,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벌이다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에 납치당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일 콜롬비아 정부군에 의해 미국인 3명을 포함한 다른 14명의 인질들과 함께 극적으로 구출됐는데요, 시위에 참가한 베탕쿠루 씨는 이제 더 이상의 인질은 없어야 한다며 반군이 무기를 버리고 투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렇게 대규모 시위가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열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답: 지난 20일은 콜롬비아의 독립기념일이었습니다. 콜롬비아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주최 측이 대규모 시위를 기획한 겁니다. 여기에 더해 이달 초 유명 인사인 베탕쿠루 씨가 극적으로 구출된 것도 콜롬비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올들어 이미 두 번이나 반군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은 인질들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편지를 공개하고 6 명의 인질들을 석방해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했지만, 오히려 인질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만 키워 놓았습니다.

문: 그런데 반군이 인질들을 붙잡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답: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섭니다. 콜롬비아 정부는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이 납치한 인질이 7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이들 중 상당수가 일반 시민들입니다. 반군은 마약 밀매와 함께 인질들의 몸값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 베탕쿠루 씨와 같은 유명 정치인들도 납치하고 있는데요, 정부군에 체포된 반군들과 맞교환을 요구하며 유명 인사들을 인질로 붙잡고 있습니다.

문: 반군이 이렇게 온갖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 정부군의 소탕 노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물론 정부의 노력이 있었습니다만, 반군의 세력이 워낙 강해서 소탕이 쉽지 않습니다. 2만 명 가까운 대원들을 보유한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은 콜롬비아 남부지역을 장악한 채 전국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혁명군은 농민 공산주의 사상을 기치로 내걸고, 자체적으로 사법과 보건 제도, 학교, 농업경제를 운영하면서 남부지역에서 사실상의 정부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또 마약 거래에서 벌어들이는 엄청난 수입으로 첨단무기를 사들여 정부군을 공격하고 있는데요, 지난 90년대 말에는 정부군 기지를 점령하는 등 한때 군사적 우위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은 단순한 무장 저항단체로 볼 수 없겠군요. 혁명군이 생겨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지난 1940년대 말 시작해 10년 동안 지속된 콜롬비아 내전이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내전이 끝난 뒤에도 정부와 반체제 무장단체들 간의 충돌이 계속돼다, 60년대 중반 정부군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서 살아남은 좌익세력들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을 조직했습니다. 혁명군은 남부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재결집해 게릴라전을 수행해 왔습니다.

문: 그런데 콜롬비아 국민들이 반군의 인질 납치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면, 반군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되지 않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인질들의 참혹한 실상이 알려지면서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이 국내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고, 해외여론도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반군을 지지해온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최근 반군의 인질 납치는 혁명 본연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콜롬비아 정부는 또 지난 19일 브라질과 방위조약을 체결해 반군의 활동무대인 국경지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반군이 국내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수세에 몰리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군사력을 강화한 정부군은 외교적 마찰을 불사하면서까지 에콰도르 내 반군 기지를 폭격하는 등 반군을 거세게 몰아부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군이 쉽사리 정부 측과 평화협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질 석방 문제도 금방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콜롬비아 반군 문제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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