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는 고질적인 국가적 문제인 마약 밀매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10일 새로운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마약 조직을 뿌리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MC: 멕시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새 마약 대책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멕시코 정부는 지난 10일 '마약거래 근절을 위한 포괄적 전략'이라는 이름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전략에 따라 멕시코 정부는 마약거래 단속을 위해 연방 정부 경찰력을 두 배로 늘리고, 개인용 비행기에 대한 불심검문을 강화해 마약 운송의 길목을 막는다는 방침입니다. 또 마약조직들이 미국에서 밀반입하는 무기와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검문소의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고, 미국과 남미의 사법당국과 공조체제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MC: 사실 멕시코의 마약 밀매 문제는 어제 오늘의 애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멕시코는 남미의 콜롬비아와 페루 등지에서 생산된 코카인과 헤로인 같은 마약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코카인의 경우 미국 소비량의 60%가 멕시코에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추산으로는 멕시코의 마약거래 규모는 연간 2백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MC: 그런데 멕시코의 마약조직이 이렇게 오랫동안 활개를 치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펠리프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006년 말 취임 한 후 3만 명에 가까운 군과 경찰 병력을 투입해 마약조직 소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마약조직이 멕시코 사회와 정부 조직에 깊숙이 침투해 있어서 뿌리를 뽑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마약거래에서 나오는 이익이 워낙 커서 마약 조직원들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멕시코 당국이 악명 높은 마약조직 두목을 체포하더라도, 곧바로 두목자리가 채워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직 내부 또는 다른 조직과의 피비린내 나는 세력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MC: 멕시코에서는 마약 밀매와 관련된 폭력사태로 숨지는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2천 명 이상이 마약 밀매와 관련된 폭력사태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약 조직 간의 총격전 뿐만 아니라 경찰과 공무원을 겨냥한 암살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목이 잘린 희생자들의 소식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멕시코 정부는 마약 밀매를 국가안보의 가장 큰 위협으로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MC: 경찰과 공무원의 희생이 크다면 단속도 쉽지 않겠어요.
기자: 네, 지난 주에도 멕시코 북부 쿨리아칸 시에서 경찰 수사관 한 명이 경찰본부 근처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근 마구아 프리에타 지역에서는 경찰관 10명이 동료 순찰대원이 총격을 받아 숨진 것에 충격을 받고 사직했습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멕시코 경찰간부 3명 이상이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미국에 건너와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멕시코 당국은 경찰관들에게 방탄조끼를 지급하고 무기의 성능도 향상시켜 주고 있지만, 마약 단속 경찰관들의 사직을 막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MC: 마약조직과 결탁한 경찰과 공무원들 때문에 마약 단속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마약조직이 경찰과 공무원들에게 뿌리는 뇌물의 규모는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멕시코 경찰의 절반 정도가 마약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마약조직들은 미국과의 국경지대에 훈련소를 차려놓고 조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있는데요, 사격과 폭발물 훈련을 전직 특수부대원들이 맡고 있는 실정입니다.
MC: 그렇다면, 멕시코 정부는 마약 단속 이전에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하겠군요.
기자: 네,이런 이유 때문에 멕시코 정부도 이번에 발표한 '마약거래 근절을 위한 포괄적 전략'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부패한 경찰 공무원들을 몰아내고 공공장소의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마약 단속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군의 역할도 줄였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멕시코의 마약 문제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