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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북한 동북부 도시 지역, 기근 초기 징후’


세계식량계획 WFP는 최근 북한 전역에서의 식량 수요 조사를 통해, 북한 동북부 지역에 기근 초기 징후가 있지만 1990년대 중반보다는 상황이 양호하다는 예비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 대표단인 영국 출신 글린 포드(Glyn Ford) 의원과 오스트리아 출신의 후베르트 피르커(Hubert Pirker) 의원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최고인민회의와 노동당, 외무성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방북 기간 중인 23일에는 평양에서 유럽 비정부 구호단체 요원들과 국제적십자사, 세계식량계획 관계자들을 만나 북한의 식량난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특히 장 피에르 드 마저리 세계식량계획 평양사무소장은 현재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식량 수요 조사의 예비결과를 일부 공개했다고 의원들이 전했습니다.

글린 포드 의원은 26일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식량 수요 조사를 통해 북한의 일부 지역, 특히 동북부 도시 지역에서 기근의 초기 징후들이 발견됐다는 예비평가 (preliminary assessment)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포드 의원은 "WFP 측은 기근의 초기 징후들이 무엇인지 자세한 예를 들지는 않고, 다만 어린이들이 영양결핍 상태에 있고 주민들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포드 의원은 또 "현재 동북부 지역 공업도시들의 공장들 대부분이 가동을 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실직 상태에 있으며, 이 지역은 산간 지역이라 농지도 없어 식량 확보가 힘들다고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을 제외한 전국적인 식량 상황은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드 의원은 "WFP는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이 물론 필요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기근의 초기 징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1990년대 중반과 후반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같이 참석한 오스트리아의 후베르트 피르커 의원도 "동북부 지역에는 식량 사정이 더 힘들지만, 북한 전반적으로 현재 주민들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지 않으며 1990년대 상황과는 다르다고 WFP가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WFP는 이들 의원들에게 북한의 식량 사정은 단순한 수확량 부족 보다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로 악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포드 의원은 "WFP는 북한의 배급체계에 문제가 있어 식량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분배가 안되고 있으며, 또 식량 부족분에 비해 곡물가격 상승이 너무 높아 주민들이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피르커 의원은 "WFP는 북한의 논밭에 곡식이 있어도 농기구가 부족하고 낙후돼 수확량이 줄어든다며, 유럽연합이 앞으로도 북한에 대해 개발협력 사업을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WFP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27일 현재 진행 중인 식량 수요 조사의 중간 결과에 대한 '미국의 소리'방송의 질의에, 결과를 취합 중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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