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정부 대북 식량 지원 향후 일정과 전망


북한에 50만t의 식량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준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 인도분 식량을 실은 선박의 출항이 임박했고, 북한 내 각 지역별로 식량부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수요 조사’작업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지금까지의 진척 상황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5월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평양에서 열렸던 전문가 회의가 끝나자 마자, 미국 측 수요 조사가 시작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앞서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내 식량부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수요 조사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일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4개 비정부기구 관계자들로 구성된 조사단이 4일 (오늘) 이미 평안북도와 자강도로 출발했습니다. 조사단은 현지 지방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앞으로 2주 동안 병원과 마을 등을 상대로 식량부족 실태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입니다. 또 지원 식량의 배분을 어떻게 모니터링할지에 대해서도 협상을 벌일 계획입니다. 현장조사가 끝나면 조사단은 평가보고서를 미국 정부에 제출하게 됩니다.

문: 식량 수요 조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 WFP 아시아 사무소의 리즐리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 양측은 2일 끝난 전문가 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에 따라 우선 미국 정부와 미국의 비정부기구 NGO 등이 한 팀을 이루고, 또 세계식량계획 WFP와 유엔아동기금 UNICEF등 유엔 기구가 다른 팀을 구성합니다. 한 팀이 조사를 마치면 바로 다음 팀이 활동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각각 2주씩 일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북한 내 모든 주요 지역이 조사대상이며, 이번 조사를 통해 정확한 지원 곡물 구성과 전달 지역을 확정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문: 평양에서 열렸던 전문가 회의가 잘 끝났나 보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 회의에 미국 측 대표단장으로 참석했던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 USAID의 존 브라우스 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회의가 잘 진행됐다"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우스 씨는 하지만 앞으로도 추가적인 논의가 더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회의에는 브라우스 씨를 대표로 한 미국 정부 당국자들, 세계식량계획 WFP와 미국의 비정부기구 관계자들, 그리고 북한 측 당국자들이 참석했습니다.

WFP 아시아 사무소의 리즐리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직후인 지난 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리즐리 대변인은 미국과 북한이 현재 합의문의 국문과 영문 문구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자세한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조만간 미국이나 북한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정부는 ‘수요 조사’이전에 이미 북한에 대한 초기 지원분의 양과 종류를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답: 예. 미 농무부 산하 농업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부터 서부 워싱턴주의 항구에서 3만7천2백70t의 밀 선적이 시작됐구요, 이달 말께 북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또, 오는 16일부터는 남부 루이지애나 주의 항구에서 2만 4천 t 분량의 옥수수 선적이 시작되는데요, 운송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할 때 다음달 말께 북한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이같이 ‘수요 조사’ 전에 식량을 선적하는 것은 최대한 빨리 북한주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어질 지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수요자들의 필요에 맞춰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미국의 지원은 주로 밀과 옥수수가 되는가 보군요.

답: 미국 정부는 북한에 지원하게 될 곡물의 내역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미국의 대북 지원을 보면 대체로 이 두 가지가 주로 지원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WFP의 리즐리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이번에 주로 옥수수와 밀, 쌀 등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곡물이 어느 정도 규모로 지원될지 등에 대해서는 공식 발표를 지켜봐야 합니다.

문: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1백66만 t으로 추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의 지원분이 50만t인 것을 감안하면 다른 나라들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답: 네, WFP는 이번에 북한 내 식량 수요 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곡물의 종류를 파악한 뒤에 이를 토대로 미국 이외의 다른 원조국들에도 구체적인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 옥수수와 밀, 쌀 등을 지원할 계획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는 비타민이나 단백질 보조제, 또는 유제품이나 콩 같은 것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현재 한국을 비롯한 15개국에 북한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며, 이같은 요청에 응답할 시한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