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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평화재단, 6.15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 초청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비영리단체 ‘김대중 평화센터’가 오는 6월 12일, 6.15 남북 공동선언 8주년 기념행사에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했습니다. 북 핵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이 커진 시점에서 그동안 6.15 공동선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온 이 대통령 측이 초청에 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단법인 김대중 평화센터는 6.15 남북 공동선언 8주년을 맞아 오는 6월 12일 서울 63빌딩에서 기념행사를 갖습니다.

김대중 평화센터 박한수 국장은 26일 “이번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하중 통일부 장관, 김성호 국정원장 등 현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6.15 공동선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초청에 응할지 불투명합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해마다 6.15 기념행사에 직접 참여한 바 있습니다.

일부 관측통들은 북 핵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 대통령이 새로운 남북관계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번 초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행사위원장을 맡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26일 초청의 말씀을 통해, “이번 행사는 새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고 6자회담의 긍정적 전망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의의가 깊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와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학 명예교수,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였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해 특별강연을 갖고 6.15 남북정상회담의 당사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연설할 계획입니다.

한편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는 오는 6월 15일과 16일 이틀 간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인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의 일부 비용을 이번 주 안에 한국 정부에 신청한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에 한국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할지 여부는 현 정부의 6.15 공동선언에 대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정현곤 사무처장입니다.

“일단 6.15 행사가 정부가 행사를 승인해서 방북 승인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새 정부 하에서도 6.15 행사가 성사되게끔 정부가 약간의 조처가 있었다는 것이고, 여기에 예산 지원까지 나온다면 6.15 공동선언에 대한 정부의 예컨대 지지 여부에 대한 의미가 좀 부여될 수 있겠죠.”

정 사무처장은 “이번에 신청하는 비용 내역은 남측 참석자 3백 명에 대한 숙식비와 교통비, 그리고 사진전 등 북측과의 공동 행사비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정부의 비용 지원 여부는 지난 2005년 평양에서 열렸을 때처럼 행사가 끝난 뒤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북한에서 나오는 반응이나 행사의 진행과정, 국내여론 등을 감안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정부가 6.15 행사를 위해 2005년엔 6억6천만원, 2006년 13억1천만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3억1천만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했었습니다.

재정 지원 문제도 문제지만 이번 행사를 위해 방북 신청한 인사들 가운데 일부가 방북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허가기준을 놓고 논란을 빚을 소지가 있습니다. 통일부는 기본적으로 민간 차원의 행사 자체를 막진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인사들에 대해선 방북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부는 실제로 지난 4월26일에서 28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 제5차 남북청년학생 단체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려고 방북을 신청한 42 명 가운데 8 명에 대해 ‘이적단체 구성원’, ‘현행법 위반에 대한 사법절차 진행 중’ 등의 이유로 방북을 허가하지 않았었습니다.

이와 함께 당초 관심을 모았던 한국 정부 당국자의 6.15 행사 참석은 현재 분위기상 남북관계에 극적인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한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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