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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용 우주개발법안 의결…북한과 긴장 우려


전세계 강대국들의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우주개발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법안을 사실상 확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 도쿄 현지를 연결해 일본의 우주개발과 군사력 강화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최근 일본 의회에서 우주개발을 군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됐다지요.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그렇습니다. 지난 9일 일본의 중의원에선 큰 의미를 갖는 중요한 법안 한 건이 조용히 처리됐는데요, ‘우주기본법’으로 이름 붙여진 이 법안의 핵심은 우주를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무력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평화헌법의 정신에 입각해서 그동안 우주개발은 평화적 목적에 국한한다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이 원칙 때문에 북한을 감시하는 첩보위성도 자위대가 아니라 총리실에서 관할하고 있고, 군사적 목적의 우주기술 개발도 자제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이 확정되면 자위대가 첩보위성을 포함한 우주 기술 개발의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해온 일본이 북한 감시 목적을 이유로 인공 위성을 포함한 조기 경보 체계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이웃국가들의 반발로 동북아 지역에서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군사 목적 우주개발은 그동안 일본이 꾸준히 추진해온 군사력 강화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법안으로 일본 자위대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군사력을 강화하게 되는 건가요.

이번 법안으로 일본 자위대는 그동안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던 독자적인 최첨단 군사위성을 보유할 수 있게 됩니다. 고성능 정찰위성이나 미사일 방위(MD)의 핵심인 미사일감시위성인 조기경계위성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나아가 독자적인 통신위성이나 통신감청위성 등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위대가 군사력 강화를 위해 그동안 숙원으로 생각했던 과제들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실제 자위대는 1998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지난해 6월 4번째 정보수집위성을 쏘아 올려서 ‘24시간 독자감시체제’를 갖췄지만 민간 분야에서 일반화된 기술로 규제된 탓에 해상도 등 정보수집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불만을 가져왔습니다.그런데 앞으론 고도의 정보수집 능력을 갖춘 군사위성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진행자) 또 한 가지 주목되는 건 이 법안 통과로 일본이 미국과 함께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대기권 밖 요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인데요, 일본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이 어디까지 갖춰졌는지 설명해 주시죠.

일본은 사실상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완전히 갖춘 상태인데요, 작년말 일본의 해상자위대는 이지스 구축함을 동원해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인, SM3를 이용한 탄도미사일 요격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 실험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상정한 것이었는데요, 미국 이외의 국가가 SM3로 미사일 요격 실험을 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SM3 시험 발사로 일본은 작년 3월 배치가 시작된 지상 배치형 지대공 유도 미사일 패트리엇 3(PAC3)와 더불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완전히 갖추게 됐는데요, 일본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1차적으로 대기권 밖을 비행 중인 탄도미사일을 SM3로 요격하고, 만약 요격에 실패할 경우에 지상의 패트리엇3(PAC3)로 요격하는 2단계 시스템입니다. 어쨌든 일본은 현재 탄도미사일 요격 부문에서 세계적 군사 강국으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진행자) 일본이 우주개발을 군사 목적으로 이용할 정도로 기술 수준이 높아진 것은 우주개발을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일텐데요, 일본은 최근에도 우주개발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일본은 요즘 우주개발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데요, 우주시대의 차세대 주역이 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지난 해 9월에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쏘아 올렸는데요, 이를 위해서 일본은 지난 10년 간 4천4백억원을 투입했었습니다. 가구야는 현재 달 뒤편은 물론 지구의 생생한 모습을 고화질 카메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오는 2013년에는 착륙선을 달에 보내 달 표면 물질을 가져온다는 계획도 진행중입니다. 2025년이면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해 자원도 탐사한다는 계획인데요, 이건 미국의 아폴로 11호 이후 최대의 달 탐사 계획입니다.일본은 또 로켓 발사에도 적극적인데요, 일본은 최근 몇년 사이 틈만 나면 자체 개발한 로켓을 발사하고 있습니다.동시에 미쓰비시중공업 등 민간 업체에도 자체 제작한 로켓의 제조·영업·발사서비스 등을 이관하는 작업도 추진중입니다.이같은 움직임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으로 3분된 로켓시장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일본의 우주개발과 관련해서 최근 미국의 항공우주국 (NASA)과 일본 우주항공개발기구(JAXA)가 공동으로 차세대 초음속 비행기 개발에 착수한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그렇습니다.미국 항공우주국과 일본 우주항공개발기구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의 두 연구 기관이 공동으로 차세대 초음속 비행기를 개발하기로 했는데요, 이 비행기는 콩코드와 같은 기존의 초음속 비행기에 비해 소음을 대폭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S-큐브’라는 이름의 차세대 초음속 비행기는 기존 비행기에 비해 소음이 절반에 불과한데, 마하 1.4의 속도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일본 도쿄 구간을 5시간 만에 비행할 수 있습니다.

초음속 비행기의 ‘소음’ 문제는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 개발 기술 중 가장 중요한 분야 중의 하나로 일본 우주항공개발기구 측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는데요, 이 비행기는 4년뒤인 2012년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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