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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5-09-08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사회)최 기자, 북한이 2만 쪽에 달하는 영변의 원자로 가동 일지를 미국에 넘겨줬다면서요? 이쯤 되면 사실상 북한이 핵 신고를 시작했다고 봐도 될 것 같군요. 지난 넉달 간 미국과 북한이 벌여온 ‘핵 신고 줄다리기’가 이제 끝나는 분위기 인데요. 북한으로부터 문서를 받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서울에 도착했습니까?

최) 성 김 과장은 아직 평양에 머물고 있습니다. 북한은 8일 평양을 방문한 국무부의 성김 한국 과장에게 2만 쪽에 가까운 방대한 영변 원자로 가동 일지를 넘겨줬습니다. 성 김 과장은 모두 일곱 박스에 담긴 이 문서를 갖고 10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사회)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북한이 문서를 넘겨준 것에 대해 ‘북한에 대해 온건한 노선을 견지한 부시 행정부의 승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북한이 이 문서를 넘겨준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 좀 쉽게 설명해 주시죠?

최)북한이 원자로 가동 일지를 넘겨준 것은 정치적 차원과 기술적 차원 2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정치적으로, 그 동안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워싱턴과 서울에서는 ‘북한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핵을 폐기하지 않을 것이며, 핵 신고도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끈질기게 협상을 한 끝에 북한으로부터 원자로 가동 일지를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이는 부시 대통령의 온건 대북정책의 승리’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또 북한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 북한 간에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사회)그렇다면 기술적 측면에서는 이 문서가 왜 중요합니까?

최)기술적으로는 이 문서는 북한의 플루토늄 추출량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 동안 미국은 위성 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이 40-50 킬로그램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반면 북한은 자신들이 30킬로그램 정도만 추출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약 10-20킬로그램 정도 차이가 있는 것이죠. 따라서 북한의 문서를 검증해보면 북측 주장의 진위가 어느 정도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북한이 제공한 문서가 핵무기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인가요?

최)아닙니다. 북한의 핵 문제는 크게 플루토늄 프로그램, 농축 우라늄, 시리아에 대한 핵 확산, 그리고 핵폭탄 등 4개 정도의 분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에 넘겨준 자료는 플루토늄 자료만 담고 있습니다. 알기 쉽게 숫자로 말씀 드리면 전체 핵 문제 중 25% 정도의 정보를 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회)한 가지 궁금한 것은, 미국이 문서를 검증해서 사실과 다른 엉뚱한 내용이 나오거나, 문서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됩니까?

최)그렇게 되면 상황이 좀 복잡해집니다. 미국이 검증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어제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의 문서 전달과 관련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검증, 둘째도 검증, 셋째도 검증”이라고 검증의 중요성을 세 차례나 강조했습니다. 지금은 일단 검증 작업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최 기자, 요즘 평양에는 냉면 대신 ‘강냉이 국수’를 파는 식당이 생겼을 정도로 식량 사정이 나쁘다는데 북한에 식량을 지원한다는 소식은 없나요?

최)네, 최근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과 관련해 2가지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과 북한이 지난 5일부터 사흘 간 평양에서 식량 지원을 위한 협의를 했습니다. 국무부의 션 맥코맥 대변인은 이번 협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오는 12일 워싱턴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서 주목됩니다.

사회)맥코맥 대변인이 미-북 식량 협의와 관련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최)그게 좀 미묘한 대목인데요. 관측통들은 맥코맥 대변인의 발언을 ‘협상이 결렬됐다’는 얘기가 아니라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최 기자, 오늘은 주말인데 핵 문제 같은 딱딱한 뉴스 말고, 뭔가 인간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얘기는 없습니까?

최)남북한의 로미오와 줄리엣 소식을 전해드릴까요? 서울의 조선일보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특구에 근무하는 남한의 30대 총각이 북한 처녀와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남한의 건설업체 직원인 한 총각이 2년 전부터 금강산에서 근무하던 중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아가씨를 좋아하게 됐다고 합니다. 최근 이 남한 총각은 북한 처녀에게 “결혼하자”라고 청혼하자, 북측 처녀는 얼굴이 빨개지며 “아이 몰라요”라고 웃기만 했다고 합니다.

사회)그야말로 남남북녀가 사랑에 빠진 셈인데, 어떻게 남한 총각과 북한 처녀 간의 결혼이 가능할까요?

최)최근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남한 총각의 회사는 북한 당국에게 ‘두 사람의 결혼을 허용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측에서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합니다.

사회)금강산에서 시작된 남한 총각과 북한 처녀 간의 사랑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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