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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시리아 핵 협력…6자회담 걸림돌 되나


미국과 북한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주 평양에서 열린 양측의 핵 협상에 대해 각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일부 희망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 핵 협상과 관련한 워싱턴의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습니다. 어제 미국 정부가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관련 정보를 공개한 데 이어, 북한의 핵 확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북 협상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높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최근 6자회담을 둘러싼 워싱턴의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이 지난 8일 싱가포르에 이어 이번 주 평양에서 북 핵 문제에 관해 협의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습니까?

미국과 북한 정부 모두 북한의 핵 신고와 한반도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앞서 밝힌 바 있는데요,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단, 미국에서는 싱가포르 협의 이후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검증 문제가 강하게 제기돼왔구요, 국무부 관리들도 이 점을 강조해왔는데요. 그래서 북한의 핵 신고서에 대한 추가적인 의견 조율과 함께, 추후 핵 신고 내용의 검증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 양국 정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평양을 방문했던 성 김 과장은 오늘(25일) 워싱턴에 도착하는데요. 국무부는 성 김 과장 도착 전까지 공식적인 평가를 보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 김 과장은 어제(24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방문이었고 실질적인 협의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평가는 더 긍정적인데요. 외무성 대변인이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하지만 요즘 워싱턴에서 나오는 관련 소식들을 보면 6자회담 진전 전망을 밝게만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이달 초 미국과 북한의 싱가포르 협의 직후와는 분위기가 크게 다른 느낌인데요.

그렇습니다. 우선 6자회담과 관련한 양측의 최근 움직임을 되짚어 보면요. 6자회담은 북한이 지난 해까지인 핵 신고 제출 시한을 어기면서, 난관에 봉착한 상태죠.

이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3월 말까지는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면서 긴박한 분위기가 조성됐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지난 4월 초 양측 6자회담 수석대표 간의 협의가 싱가포르에서 전격적으로 열렸구요.

문) 싱가포르 협의 후에 북한 정부가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았었습니까?

그렇습니다. 북한은 양측의 수석대표 회동에서 북한 핵 신고와 미국의 정치적 보상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백악관도 조지 부시 대통령이 힐 차관보가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합의한 내용을 승인했다고 말했구요.

그래서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이나 미국의 대북한 제재 해제와 같은 가시적인 진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죠. 하지만 결국 2주가 지난 현재까지 기대했던 진전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문) 북 핵 협상과 관련해 국무부의 최근 반응은 어떻습니까?

최근 국무부는 싱가포르에서 좋은 대화를 했지만 어떠한 타협도 이뤄지지 않았고, 핵 신고와 관련해서도 할 일이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핵 신고의 내용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더욱 강력하게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핵 신고와 미국의 보상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북한의 핵 신고 전문을 보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권고도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문) 그런데, 미국 정부가 북한이 시리아의 비밀스런 핵 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과 함께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서 6자회담이 더 큰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시리아에 대한 핵 협력은 북한이 존재 자체를 부인해온 사안이구요. 6자회담에서도 상당히 민감하게 다뤄져온 내용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관련 정보를 전격적으로 공개하면서 북한의 핵 확산 활동에 대한 우려와 함께, 6자회담에서도 북한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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