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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통미봉남’ 전략 또 통할까?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을실효성 없는 전략으로 평가절하한 데 이어 한승수 국무총리도 오늘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의 이 같은 대남전략을 비판했습니다. 통미봉남이란 북핵 협상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만을 대화상대로 삼는 북한의 대외전략으로, 지난 1990년대초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한측이 구사했던 것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정 최고 책임자들의 잇단 통미봉남 관련 발언을 계기로 그 전략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한승수 국무총리는 1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 전략을 유효기간이 지난 구식 전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통미봉남 정책이라는 것은 우리로서는 미국과 우리와의 관계가 아시다시피 우방국으로서 아주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 그런 정책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성공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야기 한다면 1993-4년에 제가 주미대사할 때 제1차 북핵위기가 있었는데 그때도 북한이 이 정책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질 못했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국을 제끼고 미국과 한다는 북한 전략은 성공할 수 없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고 강조했었습니다.

한국의 국정 최고 책임자들이 잇따라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그 같은 움직임을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정부가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내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이 이미 시작됐거나 적어도 그런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송대성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북핵 6자회담 미북 수석대표간 싱가폴 회동이후 북한이 통미봉남 전략을 노골화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단 6자 회담에서 싱가폴 잠정합의라든가 그런 동안에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미국을 향해선 꽃을 흔들고 이쪽을 향해선 욕지거리를 한단 말이에요. 이런게 일종에 미국과는 통하고 이쪽은 봉쇄하겠다는 신호로 봐야지요”

하지만 1차 북핵위기 때처럼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이 먹혀들지에 대해선 매우 다른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미봉남’을 철 지난 전략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강화된 미한 동맹을 그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더욱이 미한 자유무역협정 즉 FTA 또는 이라크 파병 문제 등 미국이 한국을 배제할 수 없는 사안들로 미한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협상과정에서 한국정부만을 따돌리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를 미국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통일연구원 서재진 북한연구실장입니다.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핵 문제라든지 동북아 전략 위주로 미국이 북한을 다뤘다고 하면 이제는 미국이 한국과 적극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일방적인 관계 설정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고 우리 정부가 과거보다 미국에 대해 갖고 있는 수단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이라크 파병이라든지 FTA라든지”

서 실장은 또 북한의 경제난 때문에도 북한 정권이 통미봉남 전략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경제에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사업 등 기존 남북 경협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 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미한 공조가 통미봉남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통미봉남은 본질적으로 남북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한관계가 좋고 나쁨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양 교수는 통미봉남 전략의 실효성 여부를 대북 설득국면과 대북 압박국면으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양 교수에 따르면 대북 압박국면에선 미한 동맹 강화가 남북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설득국면에선 미한간 북핵협상에서의 속도와 방식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사정을 고려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양 교수는 그 예로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보인 미국 북한 일본 3국의 관계 변화를 들었습니다.

"일본이 미일동맹에 의해서 북한에 대해 미국과 압박을 했고 그 압박속에선 통미봉일을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을 설득하는 상태에선 미국은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고 어느 정도 당근도 주고 있지만 일본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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