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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 장수’ 김장수 전 국방장관 한나라당 입당 논란


지난 해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허리를 숙이지 않은 꼿꼿한 자세로 악수를 나눠 한국 국민들 사이에 ‘꼿꼿 장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장수 전 국방 장관이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마지막 국방장관을 지낸 김 전 장관이 다음 달 총선에서 국회의원 진출을 노리고 이명박 새 정부의 여당인 한나라당에 들어간 데 대해 한국에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꼿꼿 장수’ 김장수 전 국방장관이 16일 한나라당에 입당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오는 4월9일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합니다. 비례대표란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해서 선출되는 국회의원을 말합니다. 한국의 정치권에선 김 전 장관이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순번 2번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의 한나라당 입당을 놓고 정치권은물론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국방장관으로서 정권교체가 되자 마자, 바뀐 여당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를 놓고 ‘우국충정의 발로’ 혹은 ‘배신행위’로 여론이 편가름되는 양상입니다.

김 전 장관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방장관의 경험을 토대로 여당의 입장에서 안보 분야에 많은 조언을 하겠다”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서비스는 안보라고 평소 생각해왔습니다, 평소에 제가 생각하고 있는 안보에 대한 생각, 국방에 대한 생각을 여당의 입장에서 정부에 또는 여러 요로에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정책을 발표해서 우리 안보가 튼튼해지는데 일조할 생각입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김 전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 등 안보와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과 국가를 위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환영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 측은 이에 대해 한나라당을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김 전 장관은 지난 2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나 60만 군대의 명예를 위해 비례대표 2번을 요구했고, 손 대표가 이를 수락했다”며 “한나라당이 김 전 장관을 낚아채 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야당이 비례대표를 주기 위해서 공을 들였던 분까지 이런 방식으로 낚아채 가고 그리고 그런 일을 잘했다고 대통령이 칭찬하는 이런 형국에서 참으로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김 전 장관의 처신이 문제가 되고 있는 데는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그의 언행이 빌미가 되고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장관직 유임을 타진했을 때 “나는 아무리 그래도 참여정부 사람이다, 두 대통령을 모실 수 없다”는 대쪽 같은 자세를 보여 상당수 한국 국민들로부터 ‘역시 꼿꼿 장수’라는 칭찬을 들은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 전 장관 또한 민주당의 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유인태 최고위원은 “꼿꼿 장수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양다리 기웃장수’로 전락한 것이 서글프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측은 손 대표를 만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비례대표를 직접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치권에서 훌륭한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영입에 실패했다고 배 아파하며 이렇게 험담에 악담을 늘어놓는 것은 정치도의상 해선 안될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나라당의 김 전 장관 영입이 이 대통령의 실용안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이 ‘현실적 안보주의자’라는 점에서 극단적 보수세력과 거리를 두려는 이 대통령의 코드와 맞지 않겠느냐는 해석입니다.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는 주한미군 기지반환과 환경오염 문제, 주한 미군기지 평택 이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개혁 2020’ 등 각종 국방현안들을 재임시절 무난하게 처리해 온 점 또한 이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필요로 하는 이유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한국의 `서울신문'은 17일자 신문에서 여권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김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입당을 설득했다”고 보도해 김 전 장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애착이 큼을 시사했습니다.

한국의 여론 또한 정치권 만큼이나 양론이 분분합니다.

육해공군 해병대 예비역 대령연합회 신영철 회장은 “장관 시절의 경험을 정치권에 들어가 살리는 일은 반대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 사람이 과거에 이런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안된다 이런 식으로 흑백논리로 하는 것은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것을 넘어가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 것을 갖고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좀 그렇다 하는 겁니다”

반면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은 “개인의 선택이므로 찬반을 논할 문제는 아니”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김 전 장관이 지녔던 청렴 이미지가 깨지면서 국민들에게 정치판에 대해 또 한번 혐오감을 주는 일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에선 그렇다고 기존의 두 대통령을 섬길 수 없다,이런 얘기도 하셨던 분으로 알고 있구요, 청렴하다고 할까요, 항간에 알려진 바론 그런데 그런 인생경로를 살아오신 분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됐을까 의아한 것은 사실이에요.”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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