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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축산업계 수의사 부족 심각


최근 미국에서 사상 최대규모의 쇠고기 리콜 사태로 큰 혼란이 일어났을때 소를 도살하기전에 질병과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식품위생 안전을 위한 검역체제와 관련해 검사요원인 수의사 부족이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됐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축산업계에서는 수의사 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 오늘은 미국의 수의사 부족 실태에 관해 알아봅니다.

Q:문철호 기자... 미국의 축산업계에서 수의사 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수의사 부족이 어느 정도인가요?

A: 미국 축산업계의 수의사 부족은 축산업자들의 말을 빌면 한 마디로 위기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가축이 사육되고 있는 카운티들 가운데 가축의 질병을 치료할 수의사가 없는 카운티가 5백개에 달합니다. 또한 가축 2만5천 마리 당 수의사가 한 명뿐인 카운티가 1천3백개에 달합니다. 축산업 고장의 하나인 네브라스카주의 체리 카운티는 면적이 코네티컷주 보다도 넓은 지역으로 30만 마리의 가축들이 사육되고 있지만 이 곳의 수의사는 단 세 명뿐인 것으로 유 에스 에이 투데이 신문에 보도됐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소 등 가축의 도살전 검역을 담당하는 검사관 역할도 수의사의 몫입니다.

Q: 미국에서 1년에 배출되는 수의사 얼마나 되는데 수의사가 부족한 겁니까?

A: 미국에는 28개의 수의과 대학이 있는데 1년에 배출되는 수의사수는 2천5백 명 정도입니다. 이는 30년째 변함이 없는데 미국 수의과 대학들에서 배출되는 수의사수가 늘어나지 않은 건 1970년대에 나온 수의사 수요에 관한 예측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베이비 붐 세대 수의사들이 은퇴하면 가축을 돌보는 순수 가축의사는 점점 더 부족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미국 연방 노동부의 통계로는 2016년까지 수의사 부족이 2만2천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1년에 배출되는 수의사수가 2천5백 명밖에 안된다 하더라도 그 수의사들은 모두 어디에서 일한다는 건가요?

A: 그건 이렇습니다. 수의사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축산업계 이외에 아주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가축의 식품안전 등을 관장하는 연방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의 검사관들이 수의사들인 것을 비롯해서 역시 연방기관인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9-11 테러사태후 신설된 분야인 국토안보부의 동물검역국 그리고 대중의 공공안전을 담당하는 각종 기관들이 모두 수의사를 필요로 하고 있고 축산업계 외에 다른 분야의 수의사 수요는 갈수록 크게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연방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도 수의사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로 1천2백 명의 수의사를 필요로 하는데 실제 채용되기는 9백 명으로 3백 명이나 부족한 실정입니다.

Q: 그렇다면 수의사들이 특히 신규 수의사들이 대부분 축산업계의 가축의사로 활동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A: 대체로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산업계의 가축의사로 활동하는 수의사들은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서 동물과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는게 아니라 축산농가 현장까지 먼거리를 찾아가야 하고 한 밤중에 잠을 자다가도 긴급상황이 생기면 농가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등 신체적으로 시간상으로 몹시 고된 일을 해야 합니다. 축산업계의 가축의사로 활동하는 수의사들은 가축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일 외에 모든 축산물의 시장출하와 관련해 식품의 안전을 확보하는 필수적인 과정인 검역활동도 함께 담당하는데 한 번에 검역하는 가축수가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대단히 고단한 작업입니다.

Q: 그럼 수의사들이 선호하는 다른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A: 수의사들이 선호하는 인기있는 다른 분야는 주로 도시지역의 애완동물을 다루는 애니멀 클리닉이라 불리는 동물병원입니다. 도시지역에서 동물병원을 열면 대부분 고정된 자신의 사무실에서 찾아오는 애완동물을 치료하면 되니까 훨씬 수월하고 더구나 수입도 더 많기 때문에 많은 수의사들, 특히 여성 수의사들이 애완동물병원을 택하는게 일반적 추세입니다. 그러니까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분야의 일반외과 의사직과 함께 가축의 질병을 다루는 수의사직도 이제는 개념상 전문분야에서 이른바 3D 직종처럼 간주되는 상황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Q: 그러면 수의과 대학들이나 연방 농무부 당국 등이 축산업계의 수의사를 늘리기 위해 어떤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게 아닌가요?

A: 그렇습니다. 수의과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때 고등학교 성적이 3.8 점 이상인 학생들을 받아들여왔는데 고교성적 기준을 3.4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선발 면접때 축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가려내서 입학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 하면 전통적으로 축산농가의 가축 건강을 돌보는 수의사들은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기 보다는 현장을 찾아다니며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적성을 지닌 학생들을 수의사로 양성하는게 한 가지 방안이라는 겁니다.

Q: 미국의 수의사 수는 현재 얼마나 됩니까?

A: 미국 수의학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수의사수가 8만4천 명에 축산농가의 가축을 전문으로 하는 수의사는 전체의 11% 밖에 안됩니다. 그리고 수의사들의 연평균 소득은 10만5천5백 달러 정도입니다. 도시지역 애완동물 병원 수의사들의 수입이 더 좋다고 하지만 10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수의사 소득이 같아진다고 합니다.

문철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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