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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장관, 대북인권특사 질책통해 대북 메시지 보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제이 레프코위츠 미 대북인권특사를 질책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북한 당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이런 우호적인 태도가 6자회담을 진전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에 대해, 그는 “6자회담 진행 상황을 모르며, 미국의 정책방향에 대해 발언권도 없다”며 그의 최근 발언을 일축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이 현직 미 행정부 관리를 공개적으로 질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앞서 지난 17일 워싱턴 소재 ‘미국기업연구소’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이 부시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존 울프스탈 (Jon Wolfsthal) 선임연구원은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미국 내 발언들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으며, 대북정책에서 미국의 일관된 목소리를 중요시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라이스 장관은 레프코위츠 특사의 발언들이 부시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의 재부상이나 미국의 정책변화를 전혀 시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에 알리기 위해 그를 질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이 북한의 핵 신고 불이행으로 교착상태에 빠졌어도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틀 안에서의 대북 협상 정책은 아직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보수성향 민간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 (The Heritage Foundation)의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라이스 장관은 미국의 6자회담 전략에 대한 의구심을 제거하기 위해 레프코위츠 특사를 질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라이스 장관의 대북 메시지는 “미국은 여전히 6자회담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가장 실행가능한 방법으로 보고 있고, 따라서 북한은 핵 신고를 포함한 의무사항들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특히 미국 국무부가 라이스 장관의 발언과 맞물려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델 데일리 대테러 조정관은 앞서 22일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기 위한 미국 국내법의 조건을 이미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를 하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될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말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우호적인 태도는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6자회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 (The Brookings Institution)의 마이클 오핸런 (Michael O’Hanlon) 선임연구원은 부시 행정부의 제스처가 "북한이 6자회담에서 더 협력하고 싶어하도록 만들 만큼 충분한 것인지, 아니면 부차적인 현안으로 볼 것인지는 북한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라며, “최근 일들이 그런 계산에 많은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의 최근 발언들을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며, 다만 그런 발언들이 긍정적인 움직임을 위한 기초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볼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울프스탈 연구원은 미국은 북 핵 합의를 최대한 빨리, 완전히 이행시키기 위해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과 합의를 이루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아마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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