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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서 북한 인권 국제회의 개막


북한의 인권 개선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기 위한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가 오늘 영국 런던에서 개막됐습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차원을 넘어, 북한 안팎에서 일고 있는 여러 변화들을 실질적인 인권 개선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들에 관해 토론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이틀 간 열리는 이번 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 나가 있는데요. 전화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영권 기자?

답: 네. 제 8회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는 런던의 채텀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원에 나와 있습니다.

문: 회의가 이미 시작됐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총 3부로 나뉘어 열리는 이번 회의의 첫 개막식 겸 1부 회의가 조금 전 끝났습니다.

문: 이번 행사는 기존의 다른 북한 인권 관련 회의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회의의 초점은 어디에 맞춰져 있습니까?

답: 기존의 북한 인권 관련 행사들은 주로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과 북한 정부의 인권탄압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하지만 8회째를 맞고 있는 이 회의는 지난 7회 때부터 방향을 전환해 문제 지적 보다는 실질적인 북한 인권 개선 방안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한 한국의 대북인권단체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윤현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 올해는 종합적으로 포괄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핵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면 북한의 경제개발에 대한 국제적 지원이 재개되지 않겠어요? 그 때가 되면 우리가 뭘 유념해야 하는가? 또 전체주의 체제의 나라에서 경제개발 사업을 할 때 인권과 어떤 연관이 있고 어떤 플러스가 있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할 것 같아서 그 현장에 있던 분들, 이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뤄 본 분들을 초청했구요.”

이번 회의는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채텀하우스-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원, 노르웨이의 라프토 재단, 한국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이 공동 주최하고 있는데요. 북한 사회와 주민 의식의 변화를 과거 동유럽과 중국의 변화 과정과 비교해 보는 1차 회의 ‘북한 사람들의 사고변화’, 국제사회의 인도적 개발지원의 효용성을 검토해 보는 2차회의 ‘북한-개발로 가는 길’ , 그리고 동아시아의 안보, 경제, 인권 측면에서 과거 동구권 인권 개선에 물꼬를 텄던 헬싱키 프로세스를 포괄적으로 검토해 보는 3차회의 ‘한반도 안보 패러다임 변화 맥락 속의 북한 인권 문제로 나눠져 열리고 있습니다.

문: 윤 이사장 말대로 상당히 다양한 의제들이 논의되는 것 같군요. 그런데 이번 회의가 영국에서 열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영국은 북한의 수교국으로 북한 당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영국은 또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등을 적극 지지하는 등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체제위협이나 정권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차원에서 냉정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국가 배경이 이번 행사의 목적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회의가 열리는 채텀하우스-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원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대표적 외교정책 기관으로 명성이 높아 회의 개최장소로 안성맞춤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의 공동 코디네이터인 채텀하우스 아시아 담당 연구원 존 스웬슨-라이트 박사는 이번 행사는 북한 내 심각한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그 보다는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펴는 가운데 나타나는 안팎의 여러 변화를 어떻게 종합적으로 인권 개선과 연계시키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런 회의의 특성 때문에 북한 관리가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들이 나왔었는데, 어떻게 됐습니까?

답: (가정) 아쉽게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애초 채텀하우스측에서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에 정식 초청장을 보내는 등 기대를 했는데,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채텀하우스는 지난해 안보관련 강연을 북한 측에 의뢰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한성렬 군축평화연구소 소장대리가 참석해 연설한 바 있습니다. 북한 관리가 안보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갖는 인권 분야에 참석해 북한측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설명해주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문: 북한 관리의 참석은 아쉽게 물건너 갔지만 이번 행사에 다양한 분야의 유력 인사들이 참석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인물들이 있습니까?

답: 키엘 마그네 본데빅 전 노르웨이 총리를 비롯해 북한과 영국의 수교에 산파 역할을 했던 짐 호어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 헬싱키 프로세스 전문가인 제임스 굿비 전 국무부 핵.안보담당 대사, 구동구공산유럽의 경제개발지원을 목표로 설립된 유럽부흥개발은행을 이끌었던 얀 비니애쯔키 루블린 가톨릭대 교수 등 공산유럽의 개방과 경제 발전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다수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북한 연구 1세대로 불리는 미국 하와이대 서대숙 석좌교수, 북한과 다양한 사업과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유럽 전문가들도 여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짐 호어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입니다.

윤현: “ (영국과 북한이) 수교할 때…”

(윤현 이사장의 소개말을 들어셨는데요)

지난 7회 행사 때는 북한주재 스웨덴 대사를 4년 간 지낸 폴 베이어 스웨덴 외교부 아시아 담당 고문이 북한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참석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는데요. 오늘 호어 전 대사가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 관심이 갑니다.

문: 그렇다면 회의 특성상 이번 행사에는 과거 대회처럼 탈북자들이 참석하지는 않겠군요.

답: 아닙니다. 북한에서 상류층 출신이었던 탈북자 피아니스타 김철웅 씨와 2006년까지 북한 호위사령부 수산사업소에서 관리로 일했던 박명호 전 북한공군 대위 등 2명이 주요 패널로 참석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견해도 중요하겠지만 북한에서 실질적으로 태어나 자랐고 북한 고위층들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북한 상류층 출신 탈북자들이기 때문에 토론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적용 가능 여부까지 진단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상류층 탈북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문: 끝으로 앞으로의 행사 일정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답: 이 곳 영국 시각으로 오늘 오후에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대북 인도적 개발 지원에 따른 북한 사회와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조망해 보구요. 이어 북한판 헬싱키 프로세스의 가능 여부를 진단해 봅니다. 내일 23일에는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오늘 나온 여러 아이디어들 가운데 적용 가능한 사안들을 간추려 토론하는 전략회의가 열립니다. 오늘 행사 내용은 내일 이 시간에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영국 런던에서 VOA 김영권 입니다.

오늘 개막된 제 8회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 소식을 영국 런던 체텀하우스에 나가있는 김영권 기자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회의 소식 계속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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