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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북한 핵 신고 준비 안됐다’


‘앵커멘트’ 동북아시아 4개국을 순방 중인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오늘 서울에 도착해 2박3일 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김포공항에 도착한 직후 북한이 완전하고 정확한 핵 프로그램 신고를 할 준비가 안됐다고 말하고, 하지만 실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힐 차관보가 오늘 서울에 도착해 지연되고 있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구요.?

기자: 네, 동북아 4개국을 순방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일본 방문을 마치고 오늘 오후 3시30분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정확하고 완전한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 준비가 안 돼 있는 게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은 지난해 8월 중국 선양에서 열린비핵화 실무회의 이후 우리가 알고 있는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덧붙이고 “하지만 아직은 실망하거나 위기로 규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힐 차관보는 중요한 것은 신고시한이 아니라 정확하고 완전한 신고내용임을 거듭 밝히면서, “현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매사가 제 시간에 이뤄지기를 바라기 마련이지만, 주된 관심사는 신고시점이 아니고 북측의 정말로 완전한 신고서 제출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이번 순방길에 힐 차관보가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베이징에서 만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일부 외교 소식통들이 그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만 힐 차관보는 이번엔 그 같은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번 순방길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없으며 김계관 부상을 만날 계획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힐 차관보는 하지만 “우리는 신고를 수단삼아 새로운 질문을 하려거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며 문제의 해결을 원하지 문제의 유발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북한에 강조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과의 물밑 대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힐 차관보가 오늘 저녁 6자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만찬 겸 회담을 가졌다고 하던데요?

기자:네, 그렇습니다. 힐 차관보와 천영우 본부장은 오늘 저녁 7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찬 겸 회담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회담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완전한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해 머뭇거리고 있는 북측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주요 논의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일부 외교소식통들은 두 수석대표가 북 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달 중순 이후 베이징에서 비공식 6자 수석대표 회담을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힐 차관보가 이번 방한 중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예방하기로 돼 있는 것도 관심을 끄는데요, 어떤 얘기가 오갈 것 같습니까?

기자: 네, 힐 차관보는 방한 마지막 날인 10일 이명박 당선인을 예방합니다. 이 당선인과의 주된 의제는 힐 차관보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자격 뿐만 아니라 동아태 담당 차관보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고 말한 데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 핵 문제는 물론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 문제를 포함한 한미관계와 동북아 정세 전반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 핵 문제와 관련해선 이 당선인이 6자 회담을 중심으로 한 협상기조를 차기 정부에서도 유지해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기존 한미 협조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힐 차관보도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원한다”며 “두 나라는 북한 비핵화에 같은 이해를 갖고 있고 미국은 한국의 새 정부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통령 당선 이후 첫 만남이란 점에서 힐 차관보에게는 이번 만남이 실용외교를 표방하고 있는 이 당선인의 향후 한미관계 그리고 대북정책 구상을 파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 관측통들의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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