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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지금] 노숙자 4명 중 1명은 참전용사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은 20세기들어 가장 많은 전쟁을 치른 나라입니다. 성인 10명 중 1명은 참전용사라는 통계도 있는데요. 이들 중 상당수가 거리의 노숙자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엠씨: 김근삼 기자, 참전용사들은 나라를 위해서 전쟁터에 나갔고, 또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입니다. 미국에서는 사회적으로도 이들을 존경하는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들 중 많은수가 노숙자로 지내고 있다니 좀 충격적이군요.

기자: 네. 미국의 한 노숙자구호단체가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요 2005년 미국의 노숙자 4명 중 1명은 참전용사였다고 합니다. 이는 앞서 말씀하신대로 성인 10명 중 1명이 참전용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참전용사가 노숙자가 될 확률이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높다는 얘기인데요 그만큼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겠죠.

이번 결과는 미국 인구조사국과 보훈부의 통계를 조사해서 나온 것인데요, 2005년 중 하루를 골랐을 때 전체 노숙자 수가 74만4천명이었고, 이 중 참전용사는 19만4천명이었다고 합니다.

엠씨: 미국은 지금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고,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들에 대한 복지 문제가 여러차례 이슈로 떠올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런 관심에도 불구하고 참전용사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노숙자가 되는 비율이 높다니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노숙자가 되는 경우가 퇴역한지 오래된 중년이나 노년층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회에서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군인들도 전쟁에서 돌아와서 직장을 갖지 못하고 노숙자가 되는 숫자가 적지 않은데요, 지금도 진행중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중에도 1천5백명 정도가 노숙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구요, 이 중 4백명은 노숙자 구호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엠씨: 미국은 과거에도 제2차세계대전과 베트남전 등의 전쟁을 치렀었는데, 그 때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는 어떤가요?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미국 보훈부 자료에 따르면 20년전에 참전용사 출신 노숙자의 수는 25만명이었다고 합니다. 단순히 숫자만을 놓고 봤을 때는 과거보다 상황이 나아진 것이죠.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관적인 관측도 많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에 전쟁터에 나갔던 군인들 중에는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들이 잠재적으로 노숙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죠. 실제 보훈부의 노숙자 지원을 받는 참전용사 중 45%는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엠씨: 정신질환을 겪는 참전용사들이 많고, 그래서 이들이 앞으로 노숙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전의 경우를 돌아봐도 참전용사들이 전쟁에서 돌아와서 바로 노숙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몇 년 이상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거리에 나앉는 경우들이 더 많거든요.

따라서 지금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경험한 군인들이 계속나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년이나 20년 후에 노숙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엠씨: 나라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인데, 뭔가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그래서 이들에 대한 장기적인 관심과 지원을 우선으로 꼽습니다. 베트남전의 경우를 다시 돌아보면요 전쟁이 한 창일 때는 국가도 이들을 영웅으로 대접하고 언론의 관심도 높았지만, 막상 전쟁이 끝나고 나니까 사회적인 관심도 순식간에 식어버렸고고 이들이 실제로 소외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앞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군인들이 노숙자나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이 직업을 갖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엠씨: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과거에 비해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참전용사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있고, 또 이들에 대한 지원도 늘어났다는 입장입니다. 보훈부에 따르면 지난해 참전용사들을 위한 의료비로 15억 달러가쓰였고, 특히 노숙자인 참전용사들을 지원하는 데만 2억3천만 달러가 쓰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 초 워싱턴의 참전용사 재활병원이 열악한 시설고 큰 비난을 받고 결국 문을 닫기로 한 것처럼 사회적인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경찰'이라는 최강국 미국이 국내적으로는 그런 큰 그늘을 안고 있군요.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지금까지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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