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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후진타오 집권 2기 정책, 북한에의 시사점


앞으로 5년 간 중국을 이끌 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22일 새로 구성됐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공식 출범과 함께 중국의 개혁, 개방 노선 확대와 공산당 체제 내 일련의 변화는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서지현 기자와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제2기 시대 개막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문: 서지현 기자.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그제 21일 막을 내렸는데요. 후진타오 주석이 다시 앞으로 5년 간 중국을 이끌게 됐습니다. 먼저, 후 주석이 이번에 제시한 중국 발전의 청사진,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답: 네. 후진타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이번 대회에서 당 총서기직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 연임에 모두 성공해, 오는 2012년까지 5년 간 재집권하게 됐는데요.

앞으로 5년 간, 그가 중국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는 후 주석의 전국대표대회 폐막사에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 주석은 '개혁, 개방을 지속해야 하며 과학적 발전관을 추구하고, 경제발전을 기본노선으로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중심과업으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후 주석이 첫번째로 밝힌 '개혁 개방 지속'은 중국의 기본 국가노선입니다. 후 주석은 지난 15일 개막식 정치 보고에서도 '개혁 개방은 중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유일한 선택이며, 중화 민족의 부흥을 위해 반드시 걸어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후 주석은 잘 사는 중국 건설이라는 위대한 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의 '선부론' 이래 지속적으로 개혁 개방을 확대해오지 않았습니까. 30년이 지난 지금도 최고 지도자가 이를 계속 강조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개혁 개방'에 목 말라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답: 그만큼 개혁 개방 정책이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성장에 미친 성과가 크기 때문일텐데요. 이같은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은 중국을 세계 경제대국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동남아 여러 국가들에까지 영감을 주었습니다.

특히 베트남과 같은 나라는 중국식 개혁 개방 정책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번 대회 정치보고 연설에서 무려 11차례나 '부흥'이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후 주석은 '중국의 종합 국력이 대폭 증강되고, 국제적 지위가 크게 올라갔다'며 '중화민족이 세계무대에서 위대하게 부흥하자'고 여러 번 밝혔는데,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세계 패권을 노린다는 야심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문: 후 주석의 구상을 들어보면, 중국은 완전한 자본주의 국가로 돌아선 느낌이 듭니다.

답: 네. 후 주석은 이번 대회에서 2020년에는 1인당 국민총생산, GDP를 2000년 수준의 4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하고, 또 일반 주민의 재산성 수입 증대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인당 GDP'라는 서구사회의 지표를 중국이 국정의 통계 지표로 내세운 것은 자본주의 체제로 한 단계 격상했음을 의미합니다.

또 후 주석이 들고 나온 '재산성 수입'이란 개념은 중국 사회가 주식시장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뜻입니다.

문: 이번 대회에서는 후진타오 주석의 정치이론인 '과학적 발전관'이 공산당 당장에 삽입됐다고 하는데, 이 이론은 어떤 것입니까?

답: 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은 사람을 중심에 두는 `이인위본' 사상에 기반해 전면적, 균형적,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자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만 나가는 '성장'이 전부가 아니라 균형과 합리성에 바탕한 '발전'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급진 성장을 기반으로 했던 '우쾌우호' 정책에서 '쾌'와 '호'의 순서를 바꾼 '우호우쾌' 정책을 새롭게 들고 나온 것도 이 과학적 발전관과 일맥상통합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호'를 앞에 둔 것은 발전 과정에서 발전의 질과 효율을 중시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후 주석은 '과학적 발전과 사회의 조화는 내적으로 통일돼 있다'며 '조화로운 사회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서구 국가들의 경제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식 공산주의 모델로 시작했던 북한 체제는 아직 '성장'을 위한 개혁 개방 단계에 완전히 진입하지도 못했는데, 중국은 이미 '성장'을 한 단계 뛰어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논하는 단계까지 온 것입니다.

문: 이제 공산당 정치체제의 변화상 얘기를 좀 해보죠. 22일, 어제 신임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이 기자회견을 갖지 않았습니까. 이런 기자회견은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처음이었다죠?

답: 네.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모두 함께 텔레비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공산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후 주석 1인 독주체제가 아니라 집단지도체제가 강화된, 변화된 공산당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는 증거입니다.

한편, 어제 상무위원으로 새로 임명된 시진핑 상하이 당서기와 리커창 랴오닝성 당서기는 오는 2012년 은퇴하는 후진타오 주석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됐습니다.

후 주석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이 50대의 젊은 나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후계자 후보들임을 공식화했습니다.

후 주석은 두 사람은 비교적 젊다며, 시진핑은 54살, 리커창은 52살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부주석에 오른 뒤 5년 간 집중적인 후계자 교육을 받은 뒤 2012년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후진타오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그런데 후진타오 주석의 정치적 직계인 리커창 서기가 라이벌인 시진핑 서기보다 한 단계 밑에 진입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 이번 대회에서는 시진핑 상하이시 당서기가 상무위원 서열 6위로 선출돼, 7위인 공청단 출신 리커창 랴오닝성 서기를 제쳤는데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후계자 경쟁에서 시진핑 서기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입니다.

당초 리커창 당서기가 시진핑 당서기보다 앞선 서열로 정치국에 입성했기 때문에,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부주석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습니다.

리커창은 올해 52살로 후 주석과 동향인 안후이 성 출신입니다. 또 공청단 출신의 후진타오 직계로, 졸업 후 공청단 중앙서기로 일할 때 후 주석의 눈에 들어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는 탄탄대로를 달려왔습니다.

이는 중국의 차기 후계자 결정이 최고 권력자만의 독단으로는 이제 되지 않는 것을 증명합니다. 후진타오 자신은 장쩌민 전 주석의 지목으로 주석 자리에 올랐지만, 이제 파벌 간의 견제 등으로 완전한 1인 독단정치는 불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중국 공산당의 이같은 변화상은 김일성 국가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제정권이 반 세기째 유지되고 있는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서지현 기자와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제2기 시대 개막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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