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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10-09-07]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엠시)최기자,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 평화 협력 특별지대 문제를 두고 서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죠?

최)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서해 평화 협력 특별지대를 발표 했습니다. 서해안에서 남북 해군이 북방 한계선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해를 말 그대로 ‘갈등지대’에서 ‘평화협력지대’로 만들자는 구상을 발표한 것입니다.

엠시)좋은 구상같은데, 무엇이 문제라는 얘기입니까?

최)역시 북방한계선 NLL이 문제입니다. 서해에 공동 어로 구역 같은 수역을 설정하려면 그 기준이 되는 경계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서해 평화지대에는 그같은 내용이 없습니다.따라서 북방한계선을 명확히 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지대를 선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군사적 문제를 경제적 수단으로 풀려는 좋은 방안이라고 찬성하고 있습니다. ‘ 서해 평화 지대’문제는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시간이 오래 걸릴 사안입니다. 이 문제는 11월 평양에서 열릴 남북국방장관 회담 분위기를 보아가며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엠시)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평양의 유경호텔을 화제에 올렸다면서요?

최)유경호텔은 북한당국이 평양 보통강 구역에서 80년대 짓다가 포기한 피라미드형 건물입니다.북한 특유의 앞뒤 생각없이 밀어부치는 돌격대형 건물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인데요. 노대통령이 이날 청와대에서 유경호텔이 105층이라고 하자 김대중 대통령이 “통큰 짓을 했구만”이라고 말해 두 전현직 대통령이 환하게 웃었다는 겁니다.

사족 입니다만, 저도 지난번에 평양에 가서 유경호텔을 보고, 북한 안내원에게 저렇게 흉물스런 건물을 평양 한복판에 그대로 방치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는데 안내원은 아무런 대답을 못하더군요.

엠시)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김정일 위원장과 협상을 하고 원조를 하면 몸값만 올려주고 독재체재를 강화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는데…최기자, 혹시 이 발언 내용 중 틀린 부분이 있나요?

최)틀렸다기 보다는 좀 미흡한 대목이 있습니다. 지금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회담과 협상을 하는 것은 북한의 핵을 포기 시키고 북한을 개방쪽으로 이끌기 위한 것입니다.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대화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과 협상을 하지 말라니 이는 좀 수용하기 힘든 얘기지요. 또 북한에 원조를 하지 말라는 것은 당장 북한 주민의 식량난으로 이어질 소지가 큽니다. 한국 속담대로 빈대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엠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지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최) 벌써 그렇게 됐나요, 엊그저께 북한 핵실험 소식을 전해드린 것 같은데 벌써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저희 서지현 기자가 북한 핵실험 1주년 소식을 전해드리며 ‘벼랑끝의 반전’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대단히 적절한 표현입니다.

1년 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때만해도 한반도 긴장이 대단히 높아졌는데 지금은 미-북 접촉과 6자회담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등으로 인해 분위기가 상당히 풀어진 게 사실입니다.

다만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아직은 핵사태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영화에도 결말이 좋은 해피엔딩이 있고 그 반대로 슬프게 막을 내리는 세드 엔딩이 있는데 북한 핵사태가 해피엔딩이 될지 세드 앤딩이 될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엠시)탈북자 7명이 베이징에 있는 한국국제학교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등 모두 실패했다구요?

최)과거에는 이 국제학교를 통해 한국으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중국 공안이 지난번 사건을 계기로 경비를 한층 강화한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엠시)이제 눈을 한반도 바깥으로 돌려볼까요. 일본의 후쿠다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6개월 더 연장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왜 일본만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입니까?

최)아무래도 일본인 피랍자 문제가 크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말은 안했지만 내심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일본이 피랍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당국이 뭔가 진전된 발언을 해 줄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더 없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거에 ‘납치 문제를 이미 끝난 사안’이라는 북한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 입니다. 따라서 김위원장의 발언에 실망한 일본 정부로서는 대북 제재를 연장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누가 뭐라해도 남의 나라를 침범해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한 1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당국은 이 문제에 좀더 유연하고 성의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엠시)오늘 전해드린 여러 가지 소식 중에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베이징의 한국 국제학교에 진입하려다 중국공안에 체포된 탈북자들 소식입니다. 먹을 것과 자유를 찾아 이역만리를 떠돌던 탈북자들을 중국의 차디찬 감옥 속에 방치한다면 우리가 말하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뉴스 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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