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초점] 10-03-2007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관련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한반도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문: 최원기 기자, 어제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무표정한 표정으로 나타나 건강 이상설까지 나돌았는데요, 오늘은 김 위원장이 웃음을 되찾았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어제 평양 시내의 4.25 문화궁전 앞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12분간 모습을 드러냈던 김정일 위원장은 오늘 아침 9시27분 영빈관인 백화원 초대소에 나타났습니다.

노대통령과 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서울에서 가져간 선물등을 소재로 잠시 환담을 나눴습니다. 그런데 텔레비전 화면에 나타난 김위원장의 얼굴 표정이 아주 밝았습니다. 특히 노대통령이 “위원장님이 환영식에 직접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김위원장이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니고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는 없지요”라고 말해 웃음이 일었습니다.

문: 하하, 김위원장이 자신의 건강이 이상한 것같다는 외부 언론의 보도를 접했을까요.

답: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어제 남한과 외국 언론들은 ‘환영식장에 나타난 김정일위원장이 7년전에 비해 초췌해졌다’고 보도했는데요, 밤새 이런 보도를 접한 김위원장이 특유의 유머를 툭 던져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한 것같습니다.

문: 김위원장의 유머 감각이 상당한 것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김위원장은 7년전 1차 정상회담에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요, 당시 김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구라파 사람들은 나를 보고 은둔생활 한다는데...김대중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습니다” 라고 말해 자신에 대한 ‘은둔 이미지’를 벗겨내기도 했습니다.

문: 노대통령과 김위원장이 이미 두차례의 정상회담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공동선언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까?

답: 지금 말씀하신대로 두 정상은 오늘 오전 9시30분과 오후 2시 45분 두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와 남북 경협 문제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국제사회에서는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사전 실무협의를 통해 공동성명 문안을 미리 마련해 놓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래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양측 대변인들이 즉시 공동성명을 내놓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간에는 이같은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이 때문에 양측 실무자들이 회담을 마치고 대화 내용을 정리해야 하기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바로 발표할 수없는 것입니다.

어제 제가 텔레비전으로 보니까 정상회담 자리에 한국의 김만복 국정원장과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배석해 있던데요, 짐작컨데 두 사람이 밤새 협상을 벌여 공동선언을 내일쯤 발표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선언문은 아마 남북 10.4공동선언이라는 이름이 붙혀질 것입니다.

문: 어제 텔레비전을 보니까 노대통령이 김위원장에게 남한의 ‘대장금 DVD’를 비롯한 선물을 주는 장면이 나오던데요. 실제로 김위원장이 대장금을 볼까요?

답: 글쎄요, 노대통령은 김위원장에게 말씀하신 대장금 DVD를 비롯한 나전칠기 병풍과 도자기, 8도 명품 차 등 4종류의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김위원장은 이미 대장금을 봤을 공산이 큽니다. 따라서 노대통령이 전달한 선물 대부분은 묘향산의 국제친선관람관에 마련된 김정일위원장의 전시실에 보관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남조선의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10월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바치었다’는 설명문에 붙게될 공산이 큽니다.

문: 이번엔 초점을 6자회담으로 돌려볼까요. 휴회에 들어간 6자회담이 마침내 합의문을 채택했다죠?

답: 그렇습니다. 6자회담은 지난 며칠간 합의문 내용을 조율하기 위해 휴회에 들어갔었는데요, 오늘 중국 외교부가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미국도 합의문을 승인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문: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와 핵 불능화가 핵심과제 였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정리 됐습니까?

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테러 지원국 문제는 ‘미국은 미-북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한 컨센서스에 기초해 북한의 조치들과 병렬적으로 북한에 대한 공약을 완수할 것이다’라는 선에서 정리됐습니다. 외교적 문서라서 문구가 좀 모호합니다만, 이는 북한이 핵 불능화를 해내가는 진행 상황에 발맞춰 미국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북한이 올 연말까지 핵을 불능화하면 미국도 올 연말까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문: 오늘 평양에서는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밝은 분위기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두차례 만났습니다. 또 6자회담 참가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지난 반세기동안 한반도를 뒤덥고 있는 냉전의 얼음장이 2007년10월3일을 기해 조금씩 녹아내리는 분위기 입니다. 한반도 뉴스초점이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