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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요한 목사 '남북정상회담에서 탈북자 인권, 반드시 논의돼야'


탈북자들을 돕다 중국 감옥에까지 수감됐었던 미국 국적의 한국인, 윤요한 목사는 다음주 열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를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트레인 재단의 '용기 있는 시민상' 수상자로도 선정된 윤요한 목사로부터 최근 탈북자들의 인권 실상 등을 들어봤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983년부터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목회 활동을 해 온 필립 준 벅, 한국명 윤요한 목사는 지난 1990년부터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도와왔습니다.

1천여 명의 탈북자들에게 중국 내 임시 거처를 마련해 주고, 한국행을 도우는 등 적극적으로 탈북자들을 지원해 온 윤 목사는 지난 2005년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연길의 수용소에서 1년 3개월 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석방 이후에도 미국과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탈북자들의 한국행과 안정적인 정착 등을 돕고 있는 윤 목사는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착잡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ACT 1: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송 시켜서 감옥에서 죽이지 마라. 무섭게 죽이고 있거든요. 개 죽이듯 해요. 중국 감옥에서부터 반은 죽어서 가요. 북한에 들어가면 배가 더 하는 거죠, 중국에서보다. 그러니 살겠어요. 전부 정치범 수용소로 끌어놓기 때문에 전보다 더 수용소가 꽉꽉 지금 찹니다. 인권 문제를 얘기를 해야 되고, 그 다음에 납북자 문제를 얘기를 하고..

윤 목사는 지난 7월과 8월 자신이 도와 탈북한 이들로부터 들은 상황을 전하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ACT 2: 지금 탈북자들 상황은요 참... 아... 참...

또 다른 여성은 망명하다 잡히니까 쥐약을 먹었습니다. 가면 죽는다고. 죽지 않고 또 살았어요. 공안 취조 받다가 변소 가서 이 목 동맥을 끊었어요. 그 사람이 북한에 끌려나갔다가 다시 들어왔어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들어왔냐, 보위부 애들한테 돈을 주고 나왔다고...

윤 목사는 탈북자들의 이같은 인권 현실을 낫낫이 공개하고 거듭 고발해,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상황이 너무도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ACT 3: 불고문을 당해 반 죽었는데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을 생매장 시키는 것을 봤어요. 각목을 다리 사리에 끼워가지고 내리 밟아요. 고문이죠. 비닐에 머리를 씌워놓고 얼굴을 가리고 발로 차고 막 몽둥이로 패고. 임신한 여성의 배를 발로 사정 없이 차서 유산시키고. 근데 우리가 너무 이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윤 목사는 매 년 수해 이후에는 국경 지방 탈북자들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는데, 북한 주민들이 탈북했다 잡혀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용감하게 국경을 박차고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목사는 그러나 최근 탈북자들로부터 북한 당국이 경제 활동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제재를 풀었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ACT 4: (북한 당국이) 전에는 장사도 못하게 하고 꼼짝 못하게 했는데 지금은 '너희가 알아서 찾아 먹어라', 그래서 지금은 배급 제도가 없어진 지 오래 됐어요. 장사하고, 활동을 하는가봐요. 그래서 먹을 것을 여기 저기 다니며 찾는 것이죠.

한편, 윤 목사는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트레인 재단 이사회 주관의 올 해 '용기있는 시민상'(Civil Courage Prize)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용기있는 시민상'은 지난 2000년 전 세계 인권 운동가를 대상으로 시상해왔으며 버마의 민주 운동가 민 코 나잉, 유고 출신 언론인 나타샤 칸디치 등이 선정됐었습니다.

탈북자와 관련된 인권 활동가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트레인 재단의 존 트레인 회장은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트레인 재단은 정치적인 단체는 전혀 아니지만, 한 나라의 국민이 어떠한 이유로든 다른 국가로 가려는 것을 돕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면서 개인적인 위협을 무릎쓰고 도우려는 윤요한 목사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레인 재단 이사회는 오는 16일 미국 뉴욕에서 시상식을 갖고 윤 목사에게 상패와 상금 5만 달러를 수여할 계획입니다.

한편, 윤 목사와 함께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지난 2003년 중국 공안에 체포돼 4년간 수감됐던 미국 국적 한국인, 스티브 김 씨도 석방됐다고, 미국의 민간기구 '디펜스 포럼'이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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