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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NLD 조모아 씨 ‘이번 시위, 버마 민주화 계기 되길’


군사 정권 치하의 버마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19년 만에 최대 규모로 거듭되고 있습니다. 버마 역사상 처음으로 승려들까지 시위에 나선 가운데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날마다 유혈 사태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열악한 생활과 군부의 민주화 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버마를 탈출해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버마 난민들은 이같은 자국 상황에 대해 몹시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버마 민족민주동맹, NLD 한국 지부의 조모아(Zaw Moe Aung) 씨의 이야기를,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많이 마음이 아프고, 마음의 기도 했는데 우리 기도는 충분치 않았습니다.”

지난 1988년 전국적으로 3천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버마 '8888' 민주화 운동 이후 19년. 지금 버마에서는 또 다시 전 국민적인 반 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버마 민족민주동맹, NLD 한국 지부의 조모아(Zaw Moe Aung) 국장은 26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버마 군부가 평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있는 데 대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습니다.

“ 버마 군인들이 최루탄을 쏘고, 총으로 쏘아 버리고, 때렸기 때문에 지금 승려들이 사망하고 있다고... 2백명 이상 구속하고 있구요. 버마 친구들 전화왔습니다. 심각하구요. 미얀마 친구가 총 소리도 많이 나고…”

조모아 씨는 특히 뿌리 깊은 불교 국가인 버마에서, 전 국민의 정신적 지주인 승려들까지 탄압 받고 있는 데 대해 눈물이 난다고 호소했습니다.

“ 1988년에는 학생들이 일어난 이후에만 스님들이 함께 했는데 지금은 승려들이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아주 놀랐구요. 눈물도 났습니다. 스님들에게 총 쏘지 말라고 기도했는데 오늘 오후부터 총을 쏘아서 스님들이 사망하고, 부상 당하니까 많이 마음이 아픕니다.”

조모아 씨는 이번 시위는 군부의 휘발유 값 인상으로 촉발된 평화 시위였지만, 군부의 유혈 진압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 버마 군부 독재가 미얀마 내에서 휘발유 값을 인상했습니다. 그래서 버마 학생들과 국민들이 버스도 안 타고, 자동차도 안 타고,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승려들과 평화적으로 행진 했습니다. (군부 정권은) 스님들을 많이 때렸어요. 1명이 사망하고, 20명 정도는 부상했습니다. 스님 2명을 잡아 나무에 묶고 때렸습니다.”

지난 19년 간, 울분을 참고 있었던 버마 국민들이 마침내 봉기한 이번 대규모 시위를 계기로, 버마에도 민주주의가 뿌리 내렸으면 좋겠다고, 조모아 씨는 강조했습니다.

“ 버마 군부 독재, 마지막 무너질 수 있는 시위라고 제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처럼 큰 시위는 처음입니다. 19년만에 처음입니다. 작은 시위는 조금씩 있었어요. 학생들이, 시민들이 구타되고 있고, 감금 당하고 있습니다. 버마 내에서 정치범 수용범도 1천 5백명 정도 있습니다.”

이같은 간절한 소망의 이유는 버마 국민들이 너무나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 버마 국민들은 밥 한 끼 먹기도 힘들고, 굶고 있습니다. 밥 대신 밥물들만 먹고 있습니다. 정치 전체가 잘못하고, 군부 독재가 미얀마에 대해 통치하기 때문에 유엔에서도 최빈국 나라가 되고...”

조모아 씨는 잘못된 정치가 버마 국민들의 비참한 생활의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 버마 군부 독재는 60% 정도는 군비로 쓰고 2% 정도만 (국민들에게) 씁니다. 국민들은 지금 일자리도 없고 대우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군부 독재가 버마 국민들을 탄압하고, 압박하고 협박하고, 강제노동 시키고, 이주 시키고, 여성들을 강간도 하고…”

전 세계 곳곳에는 이같은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버마를 도망쳐 나온 난민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산업연수생을 포함해 모두 3천여 명의 버마 인들이 살고 있으며,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 받은 버마인들도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버마 국경에서 몰래 나오고 다른 사람들은 관광비자 등 이름을 바꿔서 망명 나온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버마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어떤 나라든 가서 일 하고 싶어합니다. "월급이 작고 생활비 모자라서, 해외로 나가고 싶다, 도와주라, 우리는 버마 내에 있으면 굶어 죽을 수 있다"면서 전화들이 왔습니다.”

조모아 씨는 북한 정권이 버마 군부와 비슷한 점이 참 많다면서 탈북자들의 사연을 접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국민들도 굶었고, 탄압 당하고 있으며 버마와 다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탈북자들 보면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북한 정부는) 북한 국민들도 굶고 있으니까 정치 전체도 바꾸면서 북한 국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북한 국민들이 지지하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편,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한국 시간 27일 새벽 5시부터 버마 사태와 관련해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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