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큰 물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해 유엔이 모금을 호소한 목표액 1천4백만 달러 가운데 현재까지의 모금액은 12% 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은 지원을 약속했던 국가들에 대해 신속한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은 지난주 갑작스런 폭우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에게 추가로 긴급 구호물자를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은 지난 달 북한의 수해 피해 이후 국제 사회에 지원을 호소한 1천4백만 달러의 기금 가운데 현재 12% 밖에 모이지 않았다며, 기금 지원을 약속한 국가들에 대해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 지원 조정국, OCHA는 25일 발표한 북한 수해 종합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유엔이 각 국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1백 71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OCHA는 그 동안 기금 지원을 약속했던 국가들로부터 4백78만 달러가 추가로 더 들어와야 한다며,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던 기부국들은 이 지원 약속을 가능한 한 빨리 지킬 것을 장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테파니 번커 OCHA 대변인은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실제 지원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번커 대변인은 북한 외에도 유엔이 최근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던 세계 여러 곳, 이를 테면 지진을 겪은 페루나 극심한 홍수를 겪은 파키스탄 등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지원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번커 대변인은 북한 역시 국제사회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 국가들과 비슷한 처지라며, 기부국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이처럼 현재까지 실제로 모금된 기부액이 목표액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무름에 따라 지난 19일 북한의 보건, 식량, 농업 부문에 대해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CEFR에서 3백만 달러를 추가로 요청해 20일 승인 받았습니다.
지난 달 북한의 수해 발생 직후부터 5백50만 달러의 긴급 구호 모금 운동을 전개했던 국제적십자연맹, IFRC은 현재까지 목표 기금 대비 83%가 모금됐다며 현지 상황에 따라 의약품 보다는 보건소와 병원 복구에 집중하는 등 구호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시스 마르커스 국제적십자연맹 동아시아 담당 공보관은 미국의 소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올 들어 전 세계에 재난 상황이 잇따라 필수 의약품 등 긴급 구호물품 상자가 거의 바닥난 상황이지만, 북한의 경우 미리 비축해뒀던 일반 물품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르커스 공보관은 국제적십자연맹은 의약품 자체보다는 향후 질병 예방을 위해 현재 파괴된 의료시설 복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등 장기적인 측면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르커스 공보관은 또 지난주 갑작스런 폭우 피해를 입은 북한의 가정들에 대해 담요나 필수 주방용품 등 긴급 구호 물자를 배분할 계획이라며, 이는 현재 북한 적십자사 창고 내에 남아있던 긴급 물자로 충당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은 지난 주 폭우로 황해남도가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등 모두 4개 도에서 가옥 2천 채가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도주의 지원 조정국, OCHA 에 따르면, 배분 감시 업무, 모니터링 수행을 위해 북한 내 각 지역을 돌던 국제 기구 요원들은 지난 주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도로가 다시 피해를 입고, 기반 시설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한편, 지난 달 발생한 수해로 농업 부문에서는 가축 부문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CHA 는 북한 농업성의 통계를 인용해 수해 지역 9개도 가운데 5개 도에서 지난 달 폭우로 토끼 3만 마리, 닭 등 가금류 7천6백49마리, 소와 염소 등이 피해를 입었다며, 농업성은 해충약과 항생제 등 가축에 대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또 국제아동기금, UNICEF 는 지난 24일부터 10월 9일까지의 일정으로 북한 건설부 도시국과 연계해 이번 수해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20개 군의 상수도 시설에 대해 현장 실사를 벌이고 있다고, OCHA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