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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가 전망한 남북정상회담


오는 10월2일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의 진정한 승자는 남한의 시민들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분석했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인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한으로부터 경제 지원을 받고자 한다”며 “그러나 대북 경제 지원 열쇠는 남한의 납세자들이 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스나이더 연구원을 인터뷰 했습니다.

문: 우선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적 목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크게 세가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남한의 경제적 지원입니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김 위원장은 남한에서 정권이 바뀌더라고 지금과 같은 수준의 경제 지원을 계속 받고자 합니다. 두번째 목표는 남한의 대통령 선거입니다.

김 위원장은 오는 12월에 실시될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미쳐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는 김 위원장이 현재 진행중인 6자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초점을 흐리려 할 수 있습니다.

문: 김위원장이 남한의 대선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얘기는 다소 비현실적으로 들립니다. 왜냐하면 지난 10년간 북한은 항상 남한의 선거에 간섭하려 했지만 항상 실패하거나 자신의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답: 옳은 지적입니다. 그리고 저도 바로 그 점을 다소 놀랍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남한의 대선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남한의 대선을 불과 2달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상회담과 대선의 연관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 김 위원장이 진정 남한의 대선에 영향력을 미칠려면 남한 국민들의 기대를 잘 파악해서 이에 적극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 남한의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문제를 어떤 각도에서,어느 정도 비중으로 다룰 것으로 보십니까?

답: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북한 핵문제를 정상회담에서 다루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만….나는 두 정상이 북한 핵문제를 반드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북한은 2.13 합의를 통해 비핵화에 원칙적으로 동의를 했지만 아직 비핵화를 실천에 옮긴 것은 아니거든요. 핵문제가 반드시 논의될 것으로 봅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최대 목표가 남한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이제 임기를 불과 몇 달 남겨둔 노무현 대통령이 과연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해줄 힘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답: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경제적 지원을 포함해 이런저런 약속을 할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지적하신대로 노 대통령이 그같은 약속을 실천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에요. 만일 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엄청난 대북 지원을 약속한다면 이는 남한 국민의 반발을 초래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어요.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모두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면 남한 국민과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만 합니다. 모든 문제의 열쇠를 남한 납세자들이 쥐고 있다는 얘기지요.

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을 마치고 4달 뒤에 워싱턴에 조명록 차수를 보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에 접근할 것으로 보십니까?

답: 북한이 1차 정상회담에 이어 워싱턴에 접근 한 것이 사실 입니다. 그러나 당시 북한이 미국에 접근하는 바람에 남북관계가 다소 뒷전에 밀린 것도 사실입니다.저는 북한이 이번에도 미국에 접근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그러나 북한이 남북관계와 함께 미국과의 관계를 동시에 개선하려 한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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