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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야스오 일 총리로 지명…대북 온건책 기대


일본 의회는 25일 후쿠다 야스오 자민당 총재를 총리로 지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후쿠다 총리가 그동안 강경 일변도였던 일본의 대북한 정책을 온건한 쪽으로 이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후쿠다 시대의 대북한 정책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확정됐습니다. 후쿠다 총재는 이날 중의원의 차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총 투표수 4백77표 가운데 3백38표를 확보해 총리로 지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온건,보수파인 후쿠다총리가 그동안 강경 일변도였던 일본의 대북한 정책을 온건한 쪽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곳 워싱턴에 있는 아시아 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일본의 대북한 정책이 대화를 좀더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아베전 총리 정권 말기부터 일본의 대북한 정책이 이미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며 후쿠다 시대에는 북한에 더욱 유화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북한과는 관계를 정상화 할 수 없다며 강경론을 고수해왔던 일본이 온건론 쪽으로 선회한 것은 크게 2가지 이유입니다. 하나는 일본이 납치문제를 최우선 선결 과제로 고수하는 바람에 납치문제 자체가 안풀리는 것은 물론 외교적으로 동북아에서 고립될 위험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일본전문가 고선규 박사는 전임 아베 신조 정권이 납치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일본이 외교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후쿠다 신임 총리가 평양과 대화를 하려는 배경에는 그의 실용주의 적인 성격도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시아 재단의 스나이더 연구원은 후쿠다 총리가 실용적인 정치인임에 주목하고, 원리 원칙을 강조하는 전임 아베 신조 총리와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후쿠다 총리가 실용적인 정치인이라며 일본 국민들도 북한과 대화를 하려는 그의 정책 변화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등 인접국을 중시하는 후쿠다 총리의 개인적인 성향은 부친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영향을 받은 측면도 있습니다. 아버지 후쿠다 전 총리는 지난 1977년 9월 북한과 ‘민간 어업 잠정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는 북한과 일본간 첫 공식적 외교관계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일본은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조-일 우호 친선협회’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일각에서는 후쿠다 총리가 납치 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를 대북한 특사로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마자키 전 부총재는 지난 2004년 4월 중국 다롄에서 북한의 정태화 전 북-일국교정상화 담당대사와 회담한 인물입니다. 그는 지금도 북한과 막후 접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서울 중앙대학교의 일본 전문가 김호섭 교수는 일-북 관계가 개선되려면 북한도 납치 문제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만일 북한이 지금처럼 ‘납치 문제는 이미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후쿠다 정권도 내부적으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 입니다.

후쿠다 총리의 등장으로 북한에 다소 유리한 외교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이같은 분위기를 구체적인 성과물로 만들려면 납치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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