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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민간단체,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독일산 대형토끼 4마리 북한에 선물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덜기 위해 지난 2월 독일의 한 토끼 사육업자로부터 수입해 큰 화제가 됐던 독일산 대형 토끼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추가로 북한에 보내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문: 며칠 전 독일의 한 단체가 독일산 대형 토끼 4마리를 북한에 보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이번에 독일산 대형토끼를 보낸 단체는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있는 ‘6.15 유럽위원회’인데요, 이 단체는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0년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을 발표한 이후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유럽지역 한인들을 주축으로 결성됐습니다.

‘6.15 유럽위원회’의 장일중 사무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7일 호주에 거주하는 한인 단체들의 후원으로 독일산 대형 토끼 흰색종 암수 2쌍을 구입해 북한에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호주 동포들) 비용을 (저희측에) 전부 다 보내죠. 자기가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자기 이름으로 해서. 그리고 자기 이름까지 붙여요, 토끼 이름까지.

이번에 보낸 토끼는 숫놈이 호주토, 그리고 암놈은 호주끼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들 4마리 토끼는 베를린 테겔 공항에서 화물편으로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수송됐습니다.

문: 지난 2월에는 북한이 독일의 한 토끼 사육업자로부터 대형 토끼를 수입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답: 맞습니다. 저희 방송에서도 보도를 했었는데요, 지난해 일반 개들보다 더 큰 초대형 토끼를 사육해 상을 받은 독일의 토끼 사육업자 카알 스즈몰린스키 씨가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 언론 보도를 접하고 지난해 10월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가 스즈몰린스키 씨를 만나 독일산 대형 토끼를 수입해 북한에 초대형 토끼 사육농장을 건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스즈몰린스키 씨는 식량난 해소를 돕기 위해서라는 북한 측의 설명을 듣고 자신이 사육한 초대형 토끼 12마리를 북한 측에 판매했었습니다.

문: 그런데, 독일의 민간단체가 북한에 대형 토끼를 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구요?

답: 네, 스즈몰린스키 씨의 대형 토끼가 언론에 화제가 되면서, 북한의 식량난 해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의도로 ‘재독일동포협력회’의 이지숙 회장이 지난 2월 스즈몰린스키 씨에게서 대형 토끼 암수 한쌍을 구입해 북한에 보낸 것이 처음입니다. 토끼의 수송은 역시 ‘6.15 유럽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지숙 회장이 직접 가져갔습니다. 광장히 큰 토끼죠. 갈색 대형 토끼라고 해서 새끼가 10kg나 나갑니다. 숫놈은 이름이 로베르토이고 암놈은 마티나인데, 그 두 마리를 우리가 평양으로 보냈죠.

장 사무국장은 이들 토끼 2마리를 화물칸에 실어 북한으로 보냈던 과정에서 아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 사람들 동물 수송하는 데 특별히 까다롭습니다. 또 유럽이 동물보호 굉장히 심하잖아요. 그래서 규정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토끼장 하나 마련하는데 돈이 많이 들고, 주사도 맞혀야 하고, 증명서도 있어야 하고. 한 마리 수송비용만도 350 유로입니다. 왠만한 사람 비행기 값이죠.

문: 그러면 1차로 보내진 로베르토와 마티나의 근황은 어떻습니까?

답: 아주 잘 있다고 합니다. 벌써 새끼를 많이 낳아 32마리로 불어났다고 하네요. 올해 말까지 모두 1백 마리를 사육 목표로 하고 있고, 토끼 사육환경도 아주 훌륭하다고 합니다.

숫놈은 북조선 온 사방에 다니면서 새끼를 치러 다니고 암컷은 계속 새끼를 낳아야죠. 새끼를 벌써 30 마리 넘게 낳았어요. 그런데 여기보다 토끼들이 호강하는 것이 뭔가 하면 평양에 옛날 메추리 사육장하던 데라 사육장이 굉장히 크고 시설도 좋고 환경도 깨끗하고, 그런데서 토끼들을 기르니 아주 잘 자라죠.

문: 그런데, 스즈몰린스키 씨는 당시 자신이 북한에 보낸 대형 토끼들이 모두 잡아먹혔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되지 않았었습니까?

답: 네, 스즈몰린스키 씨는 북한 측이 지난 4월 자신을 평양으로 초청해 자신이 보낸 토끼들의 사육환경을 둘러보게 하고 또 사육비법을 전수받기로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대사관에서 이유없이 비자 발급을 지연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며, 그 이유는 자신이 보낸 대형 토끼들이 모두 잡아먹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장 사무국장은 그같은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장 사무국장은 북한을 방문한 해외거주 한국인들에 의해서 스즈몰린스키 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하고, 스즈몰린스키 씨의 대형 토끼들은 지금 북한에서 새끼를 각각 3, 4마리 번식하면서 정상 사육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그런데, 토끼가 번식력이 강하고 고기가 단백질이 풍부해 우수한 식품이기는 하지만, 엄청난 식욕 때문에 북한 측에서 사료 문제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 않습니까?

답: 네, 맞습니다. 토끼가 워낙 식욕이 강한데다 대형 토끼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특히 먹이 공급이 문제인데요.

‘6.15 미주지역위원회’에서 올 겨울 토끼 먹이 공급을 위한 비용을 모으기로 했다는군요.

겨울에는 사료가 (공급이) 어렵잖아요. 땅도 꽁꽁 얼어버리고, 전부다 자력갱생인데 중국 남쪽의 풀 같은 거 사다 먹여야 하고, 그래서 미국 측에서는 사료를 담당하겠다고 했는데 얼마나 지원이 이뤄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장 사무국장은 모금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실제 사료 구입과 운반은 ‘6.15 중국지역위원회’에서 담당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다음 달에도 추가로 3쌍의 대형 토끼가 북한으로 갈 예정이라구요?

답: 네, 역시 호주 거주 한인단체들의 후원으로 10월 말께 3쌍이 북한으로 보내지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는 숫놈 호돌이 3마리와 암놈 호순이 3마리 등 모두 6마리가 가게 되는데요, 호주 거주 한인단체들은 북한에 대형 토끼를 보내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사무국장은 작지만 한민족 차원에서 어려운 북한주민을 돕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뭐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우리가 평양도 가보고 시골도 자주 가보는데 어렵잖아요. 누구든지 가면은 뭔가 도와줘야 하는데 이런 마음이 생긴다구요. 다 같은 동족이잖아요. (북한이) 왜 이렇게 어렵게 사나 이런 감이 생긴다 말이죠. 그래서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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