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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인 평균수명, 세계 42위인 이유?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이 계속 늘고 있고, 앞으로도 그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전 세계 42위로 한국과 일본,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물론이고 중동의 요르단 같은 나라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소속된 국립보건통계센터가 최근에 발표한 통계 자료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미국에서 2005년에 태어난 사람은 적어도 78살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1955년에 태어난 사람의 평균 수명이 69세인 것과 비교하면 50년 사이에 아홉살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 1995년의 미국인 평균 수명 76살 보다도 2살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앞으로 그같은 추세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고, 국립 질병통계센터의 로버트 앤더슨 씨는 지적했습니다.

문: 이처럼 미국인들이 과거에 비해 더 오래 살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답: 의료 전문가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줄고 있는 있고, 또한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기 위해 약물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심장병과 뇌졸증, 폐암, 유방암, 대장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됐다는 것입니다.

미 동북부 매사추세츠 주 보스톤에 있는 대나-파버 암 연구소의 브루스 존슨 박사는 사람들이 의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검진을 받기 때문에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또한 많은 사람들이 암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운동을 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난 것도 한 가지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세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라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인구조사통계국과 국립보건통계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평균 수명과 관련한 미국의 순위는 세계 42위에 불과합니다. 20년 전에 비해 무려 11단계나 떨어진 것입니다.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의 피레네 산맥에 있는 작은 나라 안도라의 평균 수명은 83.5세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도 일본과 싱가포르,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 미국령 괌, 그리고 케이먼 군도 등도 미국을 앞섰습니다.

한국의 평균수명도 78.5세로 미국을 앞서고 있습니다.

문: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평균 수명이 이처럼 다른 나라들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네, 첫째로 미국 성인의 비만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입니다. 국립보건통계센터 자료에 따르면, 20세 이상 미국 성인 3명 가운데 1명이 병적인 비만이고, 3명 가운데 2명은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는 인종적 편차도 한 가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짧은 흑인들로 인해 전체적으로 평균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흑인들의 평균 수명은 73.3 세로 백인들에 비해 5년이나 짧습니다. 특히 흑인 남성의 경우에는 69.8세로 떨어져, 이란과 시리아 보다 조금 길 뿐, 니카라과와 모로코의 평균 수명보다도 짧은 실정입니다.

또 하나, 미국에서 신생아가 첫 돌이 넘기지 못하는 영아 사망율이 1천명 당 6.8명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흑인들의 경우에는 1천명당 13.7명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의 부실한 의료보험 체계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많은 유럽의 국가들에서는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건강보험 가입자가 4천7백만 명으로 거의 10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무려 4천5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질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사망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문: 상당히 많은 미국 사람들이 의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얘긴데요... 최근 들어 의료보험 문제가 내년 대통령 선거의 핵심적인 쟁점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현행 의료보험 체계에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으며, 2008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고 있는 민주 공화 양당의 예비후보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사라 더튼 씨는 현행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 조사 대상자의 66%가 큰 불만이나 어느 정도의 불만을 표시했다고 설명하면서, 또한 응답자의 81%는 의료보험비용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최근 포괄적인 의료보험 개혁 계획을 내놓은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클린턴 상원의원은 부모가 병든 자녀를 병원에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꿈에 그리던 일자리를 찾았지만 의료보험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유와 기회, 인생, 행복 추구 같은 말 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등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들도 이미 의료보험 개혁안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반면, 대체적으로 공화당 경선 후보들은 민주당 측이 내놓은 계획들은 정부의 개입이 지나치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 예비후보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크 후카비 전 아칸소 주지사 같은 경우는 의료 보험의 비용과 질에 대한 우려가 2008년 대통령 선거의 핵심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후카비 전 주지사는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본말이 전도된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큰 병이 걸려야만 그 때서야 치료를 할 뿐, 정작 중요한 예방에는 촛점을 맞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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