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큰물 피해를 입은 북한에 구호물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북한 당국에 국제 요원 보강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일주일 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미국의 민간 구호단체 '머시 코어'(Mercy Corps) 측은 식량과 항생제 등의 필수 의약품 추가 지원이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 국무부가 이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 는 수해 피해를 입은 북한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모두 8명의 국제 요원 보강을 북한 국방위원회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OCH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북 수해 지원 기금이 늘어 유엔의 수해 복구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지만 북한 내 이를 뒷받침할 국제기구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OCHA 측이 보강을 요청한 국제기구 요원은 국제아동기금, UNICEF 보건 영양 담당관, 식수 위생 담당관 등 2명, 세계식량계획, WFP 물류 담당관 등 3명, 국제연합 인구기금, UNFPA 건강 담당관 1명 등 모두 8명입니다.
WFP는 북한 내 37개 군의 수재민 21만5천명에 대한 긴급 비상식량 1차 배분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각 수재민이 받은 긴급식량은 40일 간 먹을 수 있는 곡물과 기름, 설탕 등입니다.
WFP는 5백만 t 이 넘는 구호식량을 중국 국경에서 곧바로 철도와 도로를 통해 북한 수재 지역의 식량 저장소로 전달했다며, 북한 당국은 수해로 물류 기반시설이 더욱 열악해지고, 연료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식량을 배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WFP는 또 비상식량을 지원한 37개 군 가운데 18개 군에 대해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열흘 간 현장조사를 원활히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폴 리즐리 WFP 아시아 사무소 대변인은 현장실사 결과 군 이하 리 단위의 배급소까지 전달된 지원 식량은 매 주 각 가정으로 전달되는 데, 대체적으로 2주에 한 번 씩 배급이 이뤄지고 있었고, 지방 관리들은 각 가정에 한 번 배급 때마다 2주 이상의 분량을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습니다.
WFP는 현장조사 과정에서 국제 요원들의 접근도가 높아졌고, 북한 당국은 열린 자세로 협력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북한 당국은 WFP를 통한 식량 전달이 될 때마다 매 번 정확한 식량배분 감시, 모니터링을 위해 WFP 소속 요원들이 적어도 한 번 씩 식량 전달이 되는 모든 군의 현장실사를 한다는 데 비공식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WFP는 다음 달 2차 긴급식량을 배분하며, 11월에는 식량 배분 상황과 향후 식량 필요량을 측정하기 위한 2차 현장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한편,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간 북한을 방문해 1천3백만 달러 어치의 의약품 등을 지원하고 돌아온 미국의 민간 구호단체 '머시 코어'(Mercy Corps)는 수해 이후 북한 내 수인성 질병이 늘고 있다며 항생제와 눈병, 피부병 감염 예방약 등의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
4명으로 구성된 이번 방북단의 일원이었던 조이 포텔라 '머시 코어' 공보 담당관은 평양을 비롯해 수해 지역 4개 군을 방문한 결과, 병원마다 수인성 질병으로 인한 환자들이 넘쳐났다고 전했습니다.
포텔라 씨는 이번 방북에서 북한 정부의 외부 지원에 대한 개방성을 확실히 느꼈다면서, '머시 코어' 측이 이번 지원을 하게 된 것도 북한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왔기 때문이며, 수해 지역 현장조사에서 만난 지역 관리들도 자신들의 사정을 얘기하고 개방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포텔라 씨는 방북단장이었던 짐 화이트 '머시 코어' 소장이 이번 주 초에 워싱턴에서 국무부 관계자들을 면담한 결과, 국무부도 북한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포텔라 씨는 국무부가 앞으로 북한에 대한 양자 간 직접 지원을 할지는 불확실하지만, 국무부 관계자들을 직접 면담한 화이트 소장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추가 지원은 '낙관적'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