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19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북 핵 6자회담이 돌연 연기된 것과 관련해, 다음 주에는 6자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차기 6자회담 시기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회담이 연기된 이유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중유 제공 지연과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대북 중유 제공은 이미 일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은 17일, 미국은 다음 주에 6자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6자회담이 연기된 것은 미국 때문이 아니라면서, 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다음 주에는 6자회담을 위해 중국으로 떠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북한과 시리아 사이의 핵 협력 의혹에 관한 보도 때문에 6자회담이 연기된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6자회담의 목표는 모든 측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현존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전면 폐기하는 것은 물론 미사일이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물질이나 기술이 북한으로부터 다른 나라로 확산될 잠재적 위협을 제거하는 것도 회담의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6자회담을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더욱 강조된다고, 맥코맥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18일, 핵 시설 신고와 불능화에 대해 할 일이 많기 때문에 6자회담의 새 일정이 빨리 잡혔으면 좋겠다며, 힐 차관보가 언제든지 여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이재정 한국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비핵화 결단을 내리도록 한국 정부도 북한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18일, 6자회담이 연기된 것은 기본적으로 일정상의 문제일 뿐 정치적인 문제는 아니라며, 다음 주에는 6자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18일, 차기 6자회담 개최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다른 참가국들과 회담 일자를 확정하기 위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대변인은 6자회담이 연기된 이유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중유 제공 지연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중국의 중유 1차 선적분 2척이 이미 지난 16일 북한 남포에 도착했으며 나머지 선적분도 가능한 한 빨리 북한에 도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장 대변인은 또 베이징에 18일 도착한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6자회담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북한과 중국 간 외교 교류 차원에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 내에는 아베 신조 총리의 전격 사퇴와 입원으로 총리 부재 중에 6자회담이 열려, 납치 문제에 대한 진전 없이 핵 문제에 관한 진전만 있을 경우 어려운 처지에 몰리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회담이 연기돼 다행이라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 내에서는 6자회담이 연기된 배경으로 북-미 양측의 합의가 생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북한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