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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 전면 부인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신문 등 주요 언론들이 북한이 시리아로 핵 물질을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18일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북한이 미국 내 주요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는 시리아에 대한 핵 물질 이전 의혹에 대해 신속하게 부인하고 나섰다면서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서툰 음모”라고 일축하고 ‘핵보유국으로서 핵이전 불허’입장을 다시 한번 공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문답을 통해 “(시리아와) 비밀 핵 협조설은 6자회담과 조·미관계의 전진을 달가워하지 않는 불순세력들이 또다시 꾸며낸 서툰 음모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이미 지난해 10월 핵보유국으로서 핵이전을 철저히 불허할 것이라는 데 대해 엄숙히 천명했고 그대로 행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로 빈말을 하지 않으며 한다면 하고, 안한다면 안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 일부 언론기관들은 우리가 시리아와 비밀리에 핵 협조를 하고 있다는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며 이는 “터무니없는 오도”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해 10월3일 핵실험을 예고하는 담화에서 핵무기 불사용과 핵이전 불허와 관련해 “우리는 언제나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 비확산 분야에서 국제사회 앞에 지닌 자기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질문) 북한이 시리아에 대한 핵 물질 이전 의혹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나선 배경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이와 관련해 북한이 신속하게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미 뉴욕 타임스의 첫 보도로 시작된 이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북한은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이달초 열린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서 조율된 연내 불능화와 테러지원국 해제 합의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핵 비확산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공표함으로써,미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북한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질문) 북한의 시리아에 대한 핵 물질 이전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 네, 북한이 시리아에 대해 핵 물질을 이전했다는 의혹은 지난 12일 뉴욕타임스가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제기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이 핵 물질 이전 의혹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대립과 존 볼턴 전 미 유엔대사 등 강경파의 입을 통해 사실처럼 굳어져 갔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미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과 시리아가 핵 프로그램에 “협력하고 있다면”이라고 가정법을 사용해 “진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가정법적 전제보다도 ‘사실’쪽에 더 무게를 실리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의혹 증폭엔 그동안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북한이 핵 물질의 제3자 이관 가능성을 위협했다는 것이 정설처럼 알려진 것도 한몫을 했습니다.

(질문) 사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핵실험 이후 열린 6자회담 등의 과정에서도 핵 비확산에 대한 의지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핵실험 후 북한이 비확산 입장을 공개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운반수단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핵물질이나 핵무기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핵확산 문제가 북한에 대해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사안입니다.다시 말해 북한의 핵확산은 미국의 인내 한도인 ‘금지선(red-line)’을 넘어선다는 얘깁니다.

특히 북한이 시리아에 핵물질을 이전했다면 북한이 그동안 핵개발의 이유로 주장해온 ‘미국의 압박정책에 대한 자위적 억제력’이라는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어서,자칫하면 미국의 군사행동까지 부를 수도 있는 중대 사안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그동안 핵개발의 이유를 자위적 억제력의 보유라고 주장하면서 핵비확산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며 “핵확산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제기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어 “시리아가 핵보유를 추구하고 있다는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과 시리아의 핵협조 주장은 근거없는 이야기”라며 “북한이 미국과 해빙 국면에서 핵확산이라는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질문) 북한이 시리아에 핵 물질을 이전했다는 의혹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답: 네, 송민순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이와 관련해 “북한-시리아 관련 의혹은 현재 누구도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 문제는 현재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할 만한 상태에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송민순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또 “핵물질을 시리아가 이전받았다면 그 물질을 넣을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알기로 시리아에는 핵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또 언론에 보도된 것도 핵 물질,핵 시설,핵 장비 등으로 오락가락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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