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여자축구 세계 최강 미국과 2-2 무승부


북한 여자축구가 2007년 여자 월드컵 대회에서 세계 최강인 미국을 맞아 접전 끝에 2 대 2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11일 중국 청도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첫 번째 미국과의 경기에서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빠른 움직임을 바탕으로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미국을 강하게 압박해,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한편, 같은 조의 스웨덴과 나이지리아도 1 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시아 최강으로 세계 랭킹 5위에 올라 있는 북한과 세계 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미국의 이날 경기에서는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피파 회장을 비롯한 3만 5천여 명의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득점없이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미국은 날카로운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고, 북한은 빠른 스피드와 투지를 앞세웠습니다.

미국은 후반 5분 장신 공격수 애비 웜박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웜박이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에 부상을 입고 7분 간 결장하는 동안 잇따라 두 골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북한은 후반 13분 길선희가 페널티 지역 왼쪽 부근에서 날린 강한 중거리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4분 뒤 김용애가 문전에서 흘러나온 공을 재치있게 골로 연결했습니다.

이후에도 북한은 계속 강하게 미국을 압박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을 추가골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후반 24분 백전 노장인 크리스틴 릴리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날린 슛이 수비수 몸을 맞고 나오자 헤더 오라일리가 오른발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북한은 경기종료 1분을 남기고 리금숙이 멋진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승부를 다시 뒤집지는 못했습니다. 최종 결과는 2 대 2. 북한으로서는 아쉬운 무승부였지만,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미국의 그렉 라이언 감독은 부상을 당한 웜박을 교체하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라이언 감독은 그같은 결정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 의료진이 몇 분이면 부상 당한 부위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해 그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라이언 감독은 웜박은 팀에 없어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선수라면서, 몇 분 동안 10명으로 11명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감독은 북한은 환상적인 팀이라고 말하면서도, 북한에 허용한 2골은 막아낼 수도 있었던 골이라며 수비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1 대 2로 뒤진 상태에서 동점골을 올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세계 최강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이 세계 최고의 팀이지만 북한과의 경기에서는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우승을 위해 어느 정도의 수준이 필요한지 알 게 해준 좋은 기회다"

김광민 감독은 또 북한은 월드컵 우승을 향해 나가고 있다면서, 다음에 다시 미국을 만나면 미국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앞서 열렸던 2번의 월드컵 대회에서 미국에 모두 0 대 3으로 패하면서 예선 탈락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초반부터 빠른 움직임으로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미국의 첫 번째 골을 뽑아낸 웜박은 2 대 2로 비긴 경기 결과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웜박은 북한은 세계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라면서, 미국이 한 골 뒤진 상태에서 동점골을 뽑아낸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같은 조의 스웨덴과 나이지리아도 11일 열린 경기에서 1 대 1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B조에 속한 미국과 북한, 스웨덴, 나이지리아 4팀 모두 1무승부로 승점 1점 씩을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오는 14일 청도에서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펼치고 18일에는 세계 랭킹 3위인 스웨덴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칩니다.

조별리그 1위와 2위팀이 8강전에 진출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8강 진출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조 2위로 8강에 진출할 경우 지난 대회 우승팀인 독일과 맞붙을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두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 뿐 아니라 많은 득점을 올려 골득실차를 따지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