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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러 3국 실무기술팀 11일 방북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의 핵 기술자들로 구성된 ‘핵 불능화 실무기술팀’이 오는 11일부터 닷 새 동안 북한을 방문해 핵 시설 불능화 방안을 논의합니다. 실무기술팀의 이번 방북은 북한 측 제안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강한 핵 불능화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7일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의 핵 기술자들로 구성된 ‘핵 불능화 실무기술팀’이 오는 11부터 15일까지 닷새 동안 북한을 방문해 북 핵 2.13 합의의 2단계 조치인 핵 시설 불능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6자회담 진행과정의 일환으로 북한의 불능화 대상 핵 시설들을 시찰하기 위해 실무기술팀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핵 불능화 실무기술팀의 이번 방북은 북한 측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며, 이들은 핵 시설 시찰 후 북한 핵 기술자들과 불능화 대상 핵 시설의 범위와 구체적인 불능화 방법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3개국 실무기술팀의 방북은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2.13 합의에서 미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의 정치적, 경제적 보상을 받는 대신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따른 초기단계 이행 조치로 지난 6월 영변의 원자로를 폐쇄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지난 1일부터 이틀 간 열린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모든 핵 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따라서 이번‘핵 불능화 실무기술팀’의 방북은 북 핵 2.13 합의의 2단계 조치인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의 본격적인 착수를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미국 측은 이번 실무기술팀의 방북은 지난 6월 영변의 주요 핵 시설을 폐쇄하고 봉인했던 작업의 후속조치이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한 또 하나의 의미있는 진전이 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도 북한이 자국의 민감한 핵 시설에 3국 핵 기술자들의 방문을 수용하고 핵 시설 불능화 방안을 협의키로 한 것은 불능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조치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에 방북하는 3개국 ‘핵 불능화 실무기술팀’은 10여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측통들은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은 업무 특성상 핵 보유국만이 추진할 수 있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핵 보유국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담당하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무기술팀은 먼저 영변에 있는 핵연료봉 공장과 5MW원자로, 그리고 재처리시설 등 3곳을 시찰하고, 이후 북한 핵 기술자들과 불능화의 범위와 대상, 방법 등을 논의 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불능화와 관련해 현재 원자로에서 핵 연료봉이 들어가는 통인 ‘노심’을 제거하고 시멘트를 붓는 고강도 방식에서부터 원자로의 핵심부품인 제어봉 구동장치를 제거하는 방식, 그리고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작용을 하는 ‘냉각펌프’를 없애는 방식까지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술자들은 이번 방북을 통해 적정한 불능화 방안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이달 중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인 6자수석 전체회의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이후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이들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불능화 방안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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