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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피랍자 전원 석방, 이르면 주말 귀국


아프가니스탄의 무장단체 탈레반에 피랍됐던 한국인 인질 12명이 29일 석방된 데 이어 30일 나머지 7명도 모두 풀려났습니다. 이들 피랍자 19명은 이르면 이번 주말,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공무가 아닌 일로 여행 자제를 요청한 국가에 입국해 사고를 당한 피랍자들과 소속 교회 측에 이번 사태 해결에 든 제반 비용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와 무장단체 탈레반 간의 한국인 인질 전원 석방 합의에 따라, 29일 1차로 12명이 석방된 데 이어 30일 나머지 7명도 잇따라 풀려났습니다. 이로써 지난 달 19일 한국인 23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지 42일 만에 이번 피랍 사태는 2명의 희생자를 남긴 채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무장단체 탈레반에 억류됐던 한국인 인질 19명 전원이 이르면 이번 주말 귀국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습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이 날 브리핑에서 19명 전원이 카불로 이동해 두바이와 인천을 통해 최대한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피랍자들이 귀국한 뒤 이번 사태 해결 과정에서 소요된 제반 비용에 대해 피랍자와 교회 측에 구상권을 행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상권이란 일종의 손해배상 청구권으로, 불법행위에 의해 발생한 손해를 변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 정부는 여행자제를 권고한 아프가니스탄에 집단선교를 위해 입국, 장기간 피랍사태가 발생해 그동안 사태 해결에 필요한 경비를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구상권 행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당사자들이 책임질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지만 아직 최종 확정한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랍자들이 소속된 샘물교회 측은 이 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랍자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사용한 항공료 등 제반 비용 전액을 교회 측이 부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언론들은 자국민 보호의 의무가 있는 국가의 구상권 행사 범위 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피랍자들의 석방에 따라 위험지역 해외선교 자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교계는 기존의 선교방식을 고수할 뜻을 밝혀, 종교계의 논란도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기독교총연합회와 세계선교협의회 등 한국의 주요 기독교 단체들은 30일 열린 대책회의에서 "정부가 탈레반과 공식 합의에서 아프간 내 기독교 선교 금지 조항에 합의한 것에 대해 이웃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 교계에서는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국의 '한겨레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한국 선교사 위기관리 기구를 강화해 봉사자가 납치 당할 경우 한국 정부가 아닌 위기관리 기구가 전면에 나서 책임을 지고자 한다"며 선교활동 지속은 물론, 또 피랍사태가 발생하면 자체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춰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가 테러단체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한국 정부가 무장단체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통해 사태를 해결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미국의 'AP 통신' 등이 30일 보도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 날 맥심 버니어 캐나다 외교부 장관 명의의 성명에서 테러분자와의 협상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인될 수 없으며, 이같은 협상은 결과와 상관 없이 더 많은 테러를 부추길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 역시 이와 관련해 상세한 논평은 피하면서 '추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테러분자들과 협상을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테러분자들에 양보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정책은 잘 알려져 있으며 변함이 없다면서 추후에 이에 대해 논평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현재는 인질들이 무사히 풀려나 귀국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대해서는 상세히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인질들의 몸값을 지불했다는 잇딴 외신보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 대면협상에서 중재역할을 했던 인도네시아 정부 측 헤루 위칵소노 씨는 자신이 협상에서 듣고 본 바에 따르면, 돈 문제는 전혀 제기되지 않았다고, 'AP 통신'에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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