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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한국인 인질 30일 중 모두 석방될 듯'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무장세력에 피랍된 한국인 인질 19명의 전원 석방에 합의가 이뤄진 지 하룻만인 29일, 남자 2명과 여자 10명 등 모두 12명이 석방됐습니다. 이로써 현재 탈레반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인질은 7명으로 줄었습니다. 탈레반 측은 나머지 인질 7명도 30일 모두 석방할 것이라고 말해 아프간 피랍 사태는 42일만에 종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무장세력이 29일 지난 6주 동안 억류하고 있던 한국인 인질 19명을 석방하기 시작했습니다.

탈레반은 28일 한국 정부 대표단과 가진 제 4차 대면협상에서 한국군의 연내 아프간 철수와 아프간 내 기독교 선교 금지 등을 조건으로 한국인 기독교 자원봉사자 인질 19명을 전원 석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은 29일 인질 19명 가운데 남자 2명과 여자 10명 등 모두 12명을 석방했습니다. 탈레반은 이날 1차로 먼저 여성 3명을 석방하고, 몇 시간 만에 남자 1명과 여자 4명 등 5명, 그리고 이어서 추가로 남자 1명과 여자 3명 등 4명을 석방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레반 측이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 10분께 1차로 안혜진, 이정란, 한지영 씨 등 3명, 오후 8시 15분께 고세훈, 유정화, 이선영, 이지영, 임현주 씨 등 5명, 그리고 오후 11시 20분께 서명화, 유경식, 이주연, 차혜진 씨 등 4명을 차례로 석방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석방은 앞서 풀려난 김경자, 김지나 씨 때와 마찬가지로 탈레반이 인질들을 현지 부족 원로인 하지 자히르 씨에게 인계한 뒤 그가 이들의 신병을 적신월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12명의 석방이 이뤄진 직후 부족 원로 자히르 씨는 인질들의 건강상태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밝혔고, 이어 한국 외교통상부도 풀려난 12명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확인했습니다.

석방된 이들은 현재 일단 안전한 곳에 잠시 머물다 헬기 편으로 아프간의 수도 카불로 이동한 뒤, 30일 중 한국 귀국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지난달 19일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기독교 자원봉사자 23명 가운데 2명은 살해되고, 이미 귀국한 2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석방됐으며, 현재 남자 3명, 여자 4명 등 7명이 탈레반에 억류돼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탈레반 측은 나머지 인질 7명도 30일 중 모두 풀려날 것이라고 말해 아프간 내 한국인 피랍 사태는 발생 42일만에 완전 종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29일 한국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29일 밤이라도 나머지 인질들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부족 원로와 적신월사가 야간이동을 꺼리기 때문에 남은 인질 석방은 30일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 언론들은 29일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석방 소식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피랍자 가족들이 인질 석방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확인에 기쁨의 감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피랍자들의 석방에 전심으로 노력해 준 한국 정부에 감사하고, 동시에 한국민들에게 큰 우려를 끼친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과 했습니다. 가족들은 또 심성민 씨와 배형규 목사 등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2명의 희생자에 대해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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