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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생, 중동과 미국 잇는 저서 출간


미국의 텔레비전 방송 저녁뉴스 시간이면 흔히 검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장총을 하늘에 겨누며 성난 모습의 아랍인들이 폭도와도 같이 시위를 벌이는 광경이 화면에 비쳐집니다. 그런 아랍세계의 길거리 보통사람들은 미국 정부와 미국인들, 미국 문화와 제도 등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는지를 엿볼 수 있도록 미국인 대학원 학생이 직접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역어낸 책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책을 펴낸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아랍 보통사람들의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시각과 인식을 알아봅니다.

아랍 거리의 보통사람들에 관한 얘기를 엮은 책의 저자, 벤자민 오르바크 씨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중동 문제를 전공하는 석사학위 과정의 학생이었습니다. 오르바크 씨는 고향인 피츠버그를 떠나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요르단과 미국 간 학생교환 계획에 따른 연구와 아랍어를 공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9-11 테러공격 사태가 벌어진 지 10개월이 지난 뒤 아랍세계에서 미국인들과 아랍인들의 상호편견에 부닥치면서,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고 서로에게 공통된 바탕을 찾으려 노력하는 역할을 자임했습니다.

오르바크 씨는 13개월 동안 아랍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자신이 결국은 ‘라이브 프럼 요르단, 중동을 여행하면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란 제목의 책을 엮어내게 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고 말합니다.

오르바크 씨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장문의 전자메일을 보내곤 했는데, 내용은 주로 모든 일이 잘 되고 있다는 얘기로부터 때로는 관대한 사람을 만났거나 아니면 어려운 사람들을 만났을 때의 일 같은 것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오르바크 씨의 전자메일은 날이 갈수록 분량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습니다. 오르바크 씨는 자신의 전자메일에 대한 반응이 전해지면서, 아랍세계에 관한 생생한 얘기들과 중동지역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관한 정보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오르바크 씨는 아랍에는 미국의 텔레비전 방송에 흔히 보이는 거리의 성난 사람들 모습 외에도 더 많은 것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와 요르단의 수도 암만,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등지에서 생활하면서, 그리고 터키를 여행하면서 미국과 아랍세계의 공통된 오해와 우려에 관한 보다 실질적인 시각을 터득하게 됐습니다.

오르바크 씨는 미국의 정책은 비판하지만 미국의 가수 머라이어 케리와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을 좋아하는 아랍 거리의 보통사람들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중동의 인간적인 얘기를 들려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미국의 텔레비전 저녁뉴스에 나오지 않는 얘기들을 적어나갔습니다.

오르바크 씨는 아랍의 거리에서 사람들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들의 증오는 증오가 아닌 분노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들의 분노는 아랍세계에서 특정지어진 반미주의가 아니라 미국 정부를 향한 것이지 미국인들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랍의 보통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미국이 이슬람 방문자들의 지문을 찍지 않는 것이며, 이스라엘에 F-16 전투기를 팔지 않는 것이었는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그들에게 또 하나의 불만요인이 됐다는 것입니다.

오르바크 씨가 만난 거의 모든 아랍인들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이라고 합니다. 또한 미국의 외교정책이 그들의 일상 생활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오르바크 씨가 만난 아랍 보통사람들은 팔레스타인 형제들이 이스라엘의 F-16전투기들로부터 공격당하는 것을 애처로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아랍 사람들이 놀랍게도 미국인들에 대해서는 얼마나 환영하는지 모른다고 오르바크 씨는 말합니다. 거듭 놀라운 일이지만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아랍 사람들의 비판은 매우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이지만, 미국인들과는 분명하게 구별한다는 것입니다.

오르바크 씨는 모든 연령의 아랍인들이 미국의 대학들과 서적, 영화, 텔레비전 쇼 등을 통해서 미국의 문화적 이미지를 접하고 있고, 미국에 가본 적도 없는 아랍인들 조차 그런 미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미국을 정말로 증오하는 소수의 아랍인들이 있다고 오르바크 씨는 지적합니다.

미국인들을 증오하는 매우 소수의 핵심집단이 있으며 그런 집단의 아랍인들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슬람 율법에 의해 통치되는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미국에 대한 증오자로 칭하면서 자신들의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이집트와 요르단, 사우디 아라비아의 현 정권을 전복시키려 한다고 오르바크 씨는 말합니다. 이들은 또 중동지역의 이들 나라들이 미국을 생명선으로 삼아 존속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을 증오하고 미국 목표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오르바크 씨는 설명합니다.

오르바크 씨는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 나라의 공존으로 해결하고 이라크 전쟁을 성공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다면, 중동 지역에서 반미감정은 쇠퇴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르바크 씨는 또 미국의 일반 시민들이 단순한 관광객으로서가 아니라 국경없는 의사들이라든가 평화봉사단 같은 민간단체의 전문가나 언론인으로서 중동지역을 방문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오르바크 씨의 저서는 인터넷을 통해 `아마존 닷 컴'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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