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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WFP 식량 배분 감시지역 확대 요청 수락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 정부가 자신들의 식량 배분 감시지역 확대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측의 이번 결정은 수해 피해를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계속되면서, 식량 등 지원된 구호물자가 수재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계식량계획, WFP 는 북한 정부가 WFP 요원들이 평소 접근 가능했던 지역 외에 통제됐던 다른 먼 지역까지도 식량 배분 감시를 위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 아시아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북한 정부가 긴급 식량 지원과 관련해 WFP와 맺은 합의안에는, WFP 요원이 기존에 접근 가능했던 지역 외에 더 멀리 있는 다른 지역까지 식량을 지원하고, 배분 감시를 위해 신속하게 이들 지역을 방문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WFP는 또 철저한 식량 배분 감시를 위해 북한 측에 현재 10명인 WFP 자체 요원과 20여 명인 북한 내부 인력의 확충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현재 이에 대한 북한 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기존에 분배 감시가 이뤄졌던 지역 외에 다른 지역까지 더 많은 수의 감시 요원들이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어느 지역에 얼마나 많은 식량이 필요하고, 또 잘 전달되는지 더욱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측의 이번 접근 승인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북한 정부가 WFP 측에 공식 지원을 요청하면서 수해 피해가 극심하고 이재민이 많이 발생한 6개도를 중심으로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한 지역 명단까지 상세히 작성해 제출했다며, 북한 정부는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가 그 어느 해보다 매우 광범위하고 극심한 데 대해 매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WFP는 지난 21일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 측의 공식 요청에 따라 앞으로 3개월 간 북한 내6개 도, 37개 시, 군에서 발생한 이재민 21만5천명을 대상으로 긴급 식량 지원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제적십자역맹 역시 자원봉사자 10만명을 활용해 21일 현재 북한 수재민 2만 세대에게 물과 담요, 정장제 등 의약품을 포함한 구호물자를 전달했다며, 신속하고 정확한 물자 분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의 에바 에릭슨 동아시아 담당 국장은 적십자사 자체 조직망을 활용해 북한 곳곳에 구호물자를 나눠주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제적십자사가 보유한 트럭과 운반장비만 사용하므로 구호물자가 잘못 배달될 위험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에릭슨 국장은 적십자사 소속 감시요원들이 각 지역에서 지원 물품이 제대로 전달되는지 여러 번 점검해 문서화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은 이같은 업무를 위해 최근 현지에서 활동하는 요원 1명을 충원한 데 이어 북한과 가까운 중국 베이징에서 일하는 직원을 비롯해 국제적십자연맹 조직망 내에서 활용 가능한 인력은 모두 동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 역시 지원 물자의 정확한 분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엘리자베스 바이어스 대변인은 북한 정부는 공무원 조직을 동원해 지원 물자를 수재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유엔과 국제적십자연맹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 분배 과정에 함께 참여해 물자가 제대로 배분되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은 지난 20일 한국에서 배 편으로 보낸 긴급 구호물품 2천 상자에 밀가루 등 먹을거리를 넣었습니다. 북한 수재민들에게 곧바로 전달되는 긴급 구호상자에 먹을거리를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기존 컨테이너 수송에 비해 이같은 전달 방식으로 분배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각 국제기구와 구호단체, 각국 정부가 대북 지원 구호 물자의 분배에 관심을 쏟는 것은 그동안 지원물자가 북한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탈북자는 무엇보다 국제사회나 한국 정부로부터의 지원 물자를 필요한 대상에 제대로 나눠주려는 북한 정부 측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TV (방송국에서) 한 번 나왔는데, 와서 어떻게 촬영하냐 하면 그릇에 돼지고기 밑에는 강냉이, 옥수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깔게 해놓고 그걸 공급한다고 하고, 백성들은 나눠주는 흉내를 내고, 돌아오면(다 촬영하면) 회수해서 다 돌려놓고. 그게 중앙 TV에 나오니까 촌에 있는 사람들이 다 뭐라고 하는가 하면, "이제부터 TV 나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거죠. 이제까지 믿었는데 믿지 못하겠다는 거죠. 다 거짓말이에요. 그걸 믿고 선전용으로 공급해주는 것을 보고 '아, (지원) 갔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는 거죠.”

한편, 수해 피해를 입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원조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에 따르면 호주가 최근 북한 수해 긴급 지원에 써달라며1백50만 달러를 기탁했고, 유럽의 여러 국가들도 WFP 측에 개별적인 추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또 국제적십자연맹이 북한 수해 복구를 위해 5백50만 달러의 기금 모금을 호소한 데 이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 역시 유엔 산하기구들과 협의해 조만간 북한 수해 복구를 위한 기금 모금을 국제사회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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