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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내 지하 차도, 지하철 역사도 침수 상태


최근 북한을 다녀온 한국 통일부와 민간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평양의 순안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도로 양편의 논, 밭이 모두 물에 잠겨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평양시내의 지하 차도와 지하철 역사도 물에 잠긴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평양의 수해 현장을 둘러본 한국 측 관계자들과의 전화통화로 피해상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한국 통일부 산업협력팀의 정동문 팀장과 한국교통연구원의 안병민 박사는 지난달 28일 북한의 지하자원 조사를 위해 일행 13명과 함께 함경남도 단천을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단천에서의 조사활동을 마치고 지난 8일 평양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폭우 때문에 일주일 간 발이 묶여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 관계자들은 이들에게 "폭우 때문에 헬리콥터가 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늘에서 마치 `양동이로 퍼붓는 것 같은'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기간 중 북한에는 무려 5백 mm 가 넘는 무더기 비가 내렸습니다.

함경남도 단천에서 헬리콥터로 평양까지 이동하면서 공중에서 홍수 피해상황을 살펴본 통일부 정동문 팀장의 말입니다.

정동문:

“8월15일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보니 흙탕물이 많았고 농경지가 침수된 상태였습니다”

정 팀장과 함께 조사단의 일원으로 방북했던 한국 교통연구원의 안병민 박사는 이번 홍수로 산악지대인 함경도와 평안북도가 큰 피해를 입었고, 특히 철도와 도로가 상당수 파괴됐다고 말했습니다.

안병민:

“헬기에서 보니 수해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강이 범람하고 흙탕물이 많았습니다. 함흥,신포,원산쪽은 교량이 많이 끊어지고 철도와 교량이 많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한국의 민관 합동조사단은 지난 15일 날씨가 잠시 좋아지자 평양으로 돌아왔습니다. 조사단은 순안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이동하면서 홍수 피해상황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도로 양편의 논과 밭이 모두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또 평양 시내의 지하 차도와 지하철 역사도 물에 잠긴 상태였습니다.

안병민:

“평양역에 기차가 많이 서있었습니다. 철도망이 유실돼 인적,물적 수송이 힘들어 보입니다”

북한의 수도 평양은 이번 집중호우로 지난 40년 사이에 가장 큰 규모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생가가 있는 만경대 구역과 평천 구역은 2m 깊이로 물에 잠겼습니다. 또 전기와 통신 시설도 일부 침수돼 평양은 전기가 자주 나가고 평양과 지방 간에 전화가 잘 안되는 상황입니다.

정동문:

“전화가 잘 연결이 안됐어요. 전화가 잘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황해도 역시 도로가 패이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최근 개성을 다녀온 한국 측 인사는 평소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평양과 개성 간 1백70 킬로미터 고속도로를 곡예운전을 하면서 4시간 이상 달려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홍수 복구를 위해 군 병력과 주민들에 비상동원령을 내렸습니다. 북한은 중앙 정부에 ‘큰물 피해복구 지휘부를 설치한 데 이어 홍수 피해가 극심한 평안남도와 황해도에는 군 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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