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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낙후된 기상예보 체제로 산업경제 손실 커


북한은 기상예보 체제가 낙후돼 있어 재난방지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북한 내 산업경제 전반이 큰 손실을 입고 있다고 한국 극동문제연구소의 홍성국 북한연구실장이 밝혔습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먼저 북한의 기상관측과 예보 체계는 어떤지 설명을 해주시죠?

답) 북한의 기상 관측이나 예보는 내각의 기상수문국에서 전담하고 있습니다. 기상수문국 조직체계를 보면 12개 처와, 1개의 위성수신소, 10여 개의 산하 연구소, 27개의 지방 관측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조직 가운데 기상위성 수신소와 각 지방 관측소들은 위성에서 수신된 기상자료와 해당지역의 관측 기상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보는 중앙예보연구소와 기상수문연구소에서 기상상황을 분석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들 연구소의 자료 분석을 기초로 하여 중앙예보연구소의 예보처에서 예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의 기상분야를 다른 산업에 비교한다면 어떤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답) 북한의 기상분야는 어느 다른 산업보다도 뒤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북한당국이 기상예보에 대해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기상분야는 당장에 그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성과를 중시하는 북한으로서는 자연히 기상분야를 소홀히 하게 된 것이죠.

1990년대 중반 이후 홍수, 가뭄, 해일 등으로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북한에는 기상예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새로이 하게 되었지만, 북한의 기상예보시설이 낙후되어 있는데다 실질적인 투자가 없어 그 노력은 겉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 북한이 정확한 기상예보를 하려면 인접국과의 기상정보 공유 또한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답) 북한은 기상예보능력이 매우 뒤떨어져 있어 협조를 하고 싶어도 협조가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 주변 상대국들에서는 지방 관측소에서 재래식으로 측정한 강수량이나 온도, 풍속 등 기초 기상정보 외에 크게 활용 가치가 없고 그나마 기상정보 제공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점도 국제협력이 어려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문) 북한도 방송을 통해서 기상예보를 하고 있던 데요 남한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다고 보십니까?

답) 북한은 거의 대부분 당일 날의 기상상황을 방송을 통해 발표하는데 그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뒤늦게 전날의 기상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어제 밤 평양, 남포 등 지방에서 비가 내렸으며 오늘은 대부분 지방에서 비가 내리겠다”라는 식으로 예보를 하는데 말하자면 예보의 신속성이나 구체성이 없어 예보 기능이 거의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죠.

또한 북한의 기상정보가 매우 부정확하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면서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북한의 기상예보능력은 남한과 비교하면 20년 이상 크게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 이런 낙후된 기상예보 능력이 북한의 산업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십니까?

답) 아직도 북한당국이 제공하는 기상정보는 매우 포괄적이며 불분명하여 실질적으로 기상예보가 산업경제에 기여하기에는 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북한이 제공하는 기상정보는 기초정보에 불과해 농림수산업부문의 생산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고 또한 이번 비피해에서도 나타났지만 북한의 탄광이나 광산들에서도 집중호우 시기인 7~8월이 되면 갱도 붕괴에 따른 인명사고 잇따르고 있는데, 이것 역시 북한의 기상예보 능력 낙후에 원인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철도․교량 유실, 도로 파손 등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의 막대한 피해도 기상예보 수준 낙후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기상예보 능력 낙후는 전산업부문에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문) 북한의 기상예보가 재난방지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답) 우선 먼저 과감하게 체제를 개혁하여야 합니다. 기상예보능력의 저하는 분화되지 않은 북한사회의 체제적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체제 개혁과 개방을 나가지 않는 한 북한의 기상예보능력은 체제의 경직성으로 정책적 우선순위도 하위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상예보 수준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북한당국이 과학기술적 차원에서 국가간 기상정보의 교류 및 협조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데 현재의 낙후된 수준으로 북한이 자체적으로 기상예보능력을 제고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개방을 통해 기상에 관한 선진 과학기술을 도입하여 재래식 기상예보 방식을 개선하고 기상예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것은 북한 정책결정자들이 기상정보 중요성만을 인식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실정을 잘 파악하여 주변국가들과의 교류 및 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적극성을 나타낼 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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